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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FunnyCut] 추석 명절 음식 ‘전’의 의미

작가 이청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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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담긴 가을의 정성...한가위 추석이 풍성해져
▲ 손끝에 담긴 가을의 정성이 노릇노릇 [사진 : 이청강 기자]

[사회=코리아아트뉴스 이청강 기자]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 한가위가 다가오면 우리 집 부엌은 다시 분주해진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퍼지고, 동그랗게 빚어진 재료들이 하나둘씩 팬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간다.

 

바로 ‘전’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추석 명절 음식 중에서도 전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그만큼 정성과 마음이 담긴 음식이기도 하다.

[사진 : 이청강 기자]
▲접시에 먹음직한 고추전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사진 : 이청강 기자]

동태전, 호박전, 꼬치전, 감자전, 동그랑땡 등 각종 재료들이 하나의 접시 위에 모여 앉으면,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 계절의 풍경,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된다. 

 

전을 부치며 나누는 대화 속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의 안부가 있고, 기름 튀는 소리 사이로 웃음과 추억이 스며든다.

 

전은 단순히 맛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 조상에게 올리는 정성의 상징이며, 함께 나누는 공동체의 마음이다. 특히 추석처럼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는 전을 함께 만들고 나누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의례이자 축제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시작된 전은 이제 딸과 아들의 손으로 이어지고, 그 전통은 세대를 넘어 계속된다.

 

하지만 요즘은 간편식이나 배달 음식으로 명절 준비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바쁜 일상 속에서 효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선택이지만, 그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함께 만드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전을 부치며 흘린 땀과 웃음,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마음은 어떤 고급 요리보다도 깊은 맛을 낸다.

 

추석은 단지 음식을 먹는 날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날이다. 전을 부치며 가족과 함께한 그 시간들이야말로 명절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올해도 기름 냄새 가득한 부엌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전을 바라보며 다시금 감사와 사랑을 되새겨본다.

작가 이청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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