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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산의 책다락 12 ] 마르쉘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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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산의 책다락 12 ] 마르쉘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인 남순대 기자
입력
《타임스》, 《르 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책 소개
 

《타임스》, 《르 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프루스트 이후 모든 소설의 출발점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몇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하소설. 그의 필생의 역작이자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위대한 소설 중의 하나다.


모더니즘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 책은 4,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집필에만 14년이 걸렸다. 유년기의 추억, 가슴 시린 사랑, 전쟁, 시간이 앗아가는 젊음, 필생의 소명에 대한 깨달음. 이른바 ‘의식의 흐름’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면, 이 소설에서 그야말로 ‘모든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프루스트의 인생을 담은 소설이며 그의 인생관,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프루스트는 무엇보다 그의 책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랐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삶의 전반적 철학을 갖고서 천재적인 수준으로 사람과 장소에 대한 묘사들을 흩뿌려놓았다.


이야기는 벨 에포크 시대에 프랑스 신흥 부르주아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화자가 많은 일을 겪고 중년이 된 시점에서 시작된다. 우연히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입 베어물면서 그 맛과 향기와 분위기에 일종의 데자뷰를 느끼며 그 데자뷰를 통해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시점은 과거로 넘어가 자신이 아직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후 점점 작중의 화자는 이야기 속에서 성장해가게 된다. 작가로서 살고 싶었던 주인공은 몇 년이 지나도록 자신이 무엇을 써야할지 몰라 괴로워하나 7부 최후에 이르러 자신이 살아온 인생 그 자체가 드라마이며 최고의 글 소재임을 깨닫고 비로소 펜을 붙잡는다. 즉 집필에 들어가는 작품이 바로 독자가 지금껏 읽었던 주인공의 인생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 그 자체인 것이다. 대세로 떠오른 신흥 부르주아 집단, 그리고 그런 부르주아들과 시대상황에 밀려 점점 몰락해가는 귀족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한 남자의 사랑과 이별을 통한 고뇌와 슬픔과 사랑 그 자체의 덧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이 읽기 힘든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문장이 미친듯이 길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분량이 많다.[3] [4] 통계에 의하면 긴 문장은 텍스트 전체의 3분의 1 정도다. 10행을 초과하는 문장은 전체의 18% 정도이며, 문장의 평균 길이는 3행 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긴 문장들은 물질적이고 심리적인 현실을 껴안으면서, 그 현실의 모든 내용을 손상하지 않은 채 그 모양 그대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집요한 배려에서 생겨난 것이다. 세번째이자 특히 가장 괴로운 점은 수많은 미술품과 특정 지역에 대한 모습을 빗대어 묘사한 부분이 너무 많은 나머지 예술, 특히 미술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든 묘사법으로 문장을 꾸몄다는 점이다. 

■서 평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
―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 소설을 읽었다 말할 수 없다


프루스트 이전 소설들의 종착지이자, 프루스트 이후 소설들의 출발점이 될 만큼 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타임스》, 《르 몽드》 등 세계 유력 일간지에서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며, 엘리엇, 모루아, 발레리, 베케트, 보부아르 같은 거장들뿐만 아니라 들뢰즈, 리비에르, 벤야민 등의 비평가,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이다.


17∼18세기 소설들이 인간 내면보다는 인간이 몸담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거대한 자연의 힘을 담아내려고 했다면, 프루스트는 오로지 ‘인간’ 그리고 그 인간 ‘의식의 흐름’ 그 자체에 생각과 펜을 맡긴 채 유례없이 장대하고 유려한 대작을 완성해 냈다.

코르크로 문틈을 막고 천식과 싸우며 14년에 걸쳐 써낸 이 작품은 모두 7편, 몇천 쪽에 달하는 이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은 ‘나’라는 화자의 성장과 시선에 따라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온갖 사유를 담아낸다. 그 속에 유년기의 기억, 사랑과 정념, 질투와 욕망, 상실과 죽음, 예술,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 그야말로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가장 큰 체험”(버지니아 울프)을 하게 해 준다.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하는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소설’을 통해 얻고 바라고 체험하고 희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그 누구도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는 소설을 읽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 1871~1922)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 1871~1922)

20세기 전반의 소설 중 질과 양에 있어 모두 최고로 일컬어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작가다.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전세계 문학에서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1871년 7월 10일 파리 근처 오퇴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애드리언 프루스트[4][5] 박사는 보스 지방 출신 위생학의 대가로 매우 부유한 파리 의과대학 교수였으며, 어머니 잔느 웨일 프루스트[6]는 알자스 출신의 유대계 부르주아 집안 규수였다. 그녀는 섬세한 신경과 풍부한 교양을 갖추어 모자간 마음의 교류가 프루스트의 정신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외가 쪽으로 인척이 되는데 1892년에 마르셀 프루스트의 사촌누이인 루이즈 뇌부르주와 결혼했다. 이 때문에 마르셀은 베르그송의 강의를 소르본 대학에서 들은 이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썼으며, 그의 이 소설의 전체를 꿰뚫는 기억과 시간은, 베르그송의 철학에서 가리키는 지속을 말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프루스트는 유복하고 단란한 환경 덕분에 일찍이 화려한 사교계 생활을 맛보며 적어도 물질적으로는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9세에 첫 발작을 시작으로 갑작스럽게 발병한 천식 때문에 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행한 소년이기도 했다. 프루스트는 청년 시절 밤이면 19세기 말 벨 에포크 시절의 파리지엥답게 성장을 하고 한 손에 우아하게 지팡이를 잡고 문을 나서며 오른쪽에 우뚝 서 있는 마들렌 사원을 한번 바라보고 그 앞 그랑 대로(Grand boulevard)를 걸어다니기도 했다. 프루스트는 아름다운 계단과 욕실이 있는, 말레르브 대로 9번지의 이 새 아파트에서 세 살부터 스물여덟 살까지 살았다. 51년의 생애 중 반을 이곳에서 보낸 셈이다.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어머니의 절대적인 사랑의 징표로 성역화했고, 평생 지병인 천식 발작을 일으켰고, 명문 콩도르세 중고등학교에서 시인 말라르메를 만났고, 문청의 열병을 앓았고, 첫사랑을 겪었고, 사교계 귀부인들이 베푸는 파티의 맛을 보았고, 그 자신 또한 파티를 주재하며 파티 전후의 미묘한 흥분과 피로감을 경험했으며, 작가를 꿈꾸었다.


아버지의 고향 이리에, 할머니와 피서 갔던 노르망디의 해변, 파리의 샹젤리제가 유소년기의 경험을 쌓은 장소들로 모두 후에 소설로 옮겨져서 중요한 무대가 된다. 풍족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9세 때 천식에 걸렸는데, 이는 평생의 숙환이 되었다. 또 어떤 시기부터 자각하게 된 동성애의 습벽이 그의 인생에 어두운 부분을 형성하게 되었다. 타고난 민감한 감수성과 늘 그에게 책을 읽어주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프루스트는 일찍이 독서를 즐겨하며 문학적 소양을 키웠다.

 [TV, 책을 보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해 철학자 강신주가 말한다 ㅣ... 

 

시인 남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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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버린시간을찾아서#푸르스트#효산의책벼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