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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면 _ 강영자
KAN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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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소리 없이 내려와
길 위의 흔적을 덮어 가고
굴뚝 연기는 하늘로 번지며
겨울을 따스하게 감싸지만
그러나
이 밤
돌아갈 집 없는 한 사람이
찬 바람 속에서 조용히 잠들었다.
그에게 겨울은 너무 길었고
눈은 이불이 되지 못했다
나무 타는 향기마저 닿지 않는 곳
그의 숨결은 바람이 되어 사라지고
하얀 설국 아래
그리운 온기가 되었다
눈은 여전히 내리고
도시는 모른 척 잠이 든다
그러나 봄이 오면
이름 없는 그를 위해
가장 따뜻한 햇살이 내릴 것이다
KAN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