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340] 전시우의 "고양이와 아이"
고양이와 아이
전시우
한적한 용인의 친구 집 뒷동산
마을의 수호신 같은 노송 아래
세 마리 고양이가 구슬피 울고 있다
친구에게 그 연유를 묻자 조심스레 입을 연다
“그곳은 코로나로 세상을 떠난
아이의 영혼이 깃든 곳이란다.”
그 아이는 동물을 사랑해
들고양이들을 가족처럼 돌보며
늘 먹이를 주고 쓰다듬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아이의
따뜻한 마음을 기려
양지바른 노송 아래 유골을 뿌렸다고 한다
고양이들은 그곳에 모여 노송에 몸을 비비며
아이가 자신들을 돌봐주었듯이 꼬리를 감아 돌며
이제는 그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 같다고 한다
―『대청봉』(한국문연, 2026)

[해설]
고양이들아 아이야 천국에서 만나렴
예비역 대령 출신인 전시우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군 안팎의 이야기가 아주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 시를 읽는 순간, 가슴에 누가 큰 펀치를 먹이는 통증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시에 대한 느낌을 써볼까 한다.
코로나가 지구촌을 엄습한 것은 2020년, 2021년, 2022년 상반기였다. 그 무렵 전 세계적으로 아주 많은 사람이 죽었다. 백신이 개발되어 사람들이 맞기 시작한 2022년 상반기부터 서서히 퇴치되었지만 지금도 사실은 코로나 환자가 나오고 있고 사망자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친구 집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들고양이들을 가족처럼 돌보며 늘 먹이를 주고 쓰다듬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만 아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고 말았다.
세 마리 고양이는 자기네들을 그렇게 사랑해주던 아이가 보이지 않자 뭐라도 아는 것처럼 수목장한 노송에다가 몸을 비비고 있다. 짐승과 아이들과의 교감이 애처롭고 귀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짐승에 대한 인간의 사랑, 주인에 대한 개의 신뢰, 고양이에 대한 아이의 측은지심 같은 것이 아닐까. 내가 사는 동네를 배회하던 고양이 세 마리가 요즈음 보이지 않는다. 이 추위에 어떻게 되었다면 큰일이다.
[전시우 시인]
본명 전상무. 강원도 횡성에서 출생하여 대령으로 전역하였다. 중앙대 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 수료하였고, 2023년 《문학나무》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와수리』가 있으며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승하 시인,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생명에서 물건으로』『나무 앞에서의 기도』『생애를 낭송하다』『예수ㆍ폭력』『사람 사막』 등
평전 『윤동주-청춘의 별을 헤다』『최초의 신부 김대건』『마지막 선비 최익현』『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
지훈상, 시와시학상, 편운상, 가톨릭문학상, 유심작품상, 서울시문화상 등 수상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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