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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강향숙 수필집 『피어라 동백』

시인 홍영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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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향숙 수필가 

책 소개

 

강향숙은 기존의 시각과 다른 존재 인식과 생각의 모험을 부단히 시도하는 작가다. 〈피어라 동백〉은 내면의 소리에 기울인 시간의 기록과 형상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 방식을 드러낸다.

 

강향숙 작가는 수필에서 번번히 불러나오는 고향을 이야기하되, 기시감이나 평면적인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 고향이라는 보편적인 공간에 자신만의 개성적인 공간 시학을 구축한다. 적확한 문장과 자신이 표현한 일상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인간의 실존적 가치에 적면한 그의 수필은 작품마다 독특한 전략으로 독자를 이끈다.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재현하기 위해 상투적인 방식과 체험을 언술하는 고백적 자아의 역할을 넘어, 자기다운 삶을 살기 위한 성찰로 읽을거리가 알차다.

 

목차

 

1. 유리, 깨지는 습성

입덧하는 흙

벽지 속의 여자

실없는 기약

피어라 동백

유리, 깨지는 습성

그리움의 성분

허물이 허물을

 

2. 쓸쓸한 혼잣말

가자. 이제, 깐닥깐닥

감나무집 평리댁

작은놈을 위하여

멀미

쓸쓸한 혼잣말

남해 금산 울면

달라진다

 

3. 언어의 마름질

모호한 경계

창밖은 봄

언어의 마름질

어떤 하루

중독이라는 독성

금사봉金沙峰

숨을 죽이다

다시 만난 흑구

 

4. 불편한 이름

칸나는 아직 피고 있겠지

감정의 점막

불편한 이름

사건 번호 14-44699

탱자 가시

도시의 수문장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5. 지상의 시간

지상의 시간

곰을 찾아서

탯자리

왜 오지 않는가

호모 비아토르

벽속의 요정이 되는 순간

먹자골목 일 미터

태도가 (작품)이 될 때 

작가의 말

 

나는 사람들 앞에서 좀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부끄러운 탓도 있지만 남에게 자신을 내보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하고 싶은 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것들이 언어가 되어 무장 해제를 하고 지면 위로 쏟아져 나왔다.

 

내 안에 일고 있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런 나도 만나고, 저런 나도 만났다. 미처 드러내지 못한 내가 한껏 꽃을 피우기도 하고, 상처받은 내면을 보듬어 안으며, 내 삶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글쓰기란 마음 안의 일렁임을 응시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월의 갈피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나만의 이야기를 갖가지 모양으로 엮는 일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제 글은 나를 감싸주는 옷 같은 존재이다. 나로부터 출발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물길을 트고 새로운 이미지로 흘러갔으면 더없이 좋겠다.

 

들녘에 벼 향기가 높다. 가슴을 펴고 냄새를 마신다 이 향기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 유년에 떠나온 고향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 까닭에 그리움은 나의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 열두 살 소녀의 아련한 대지와 세상을 떠난 이들의 기억이 스산한 바람처럼 스쳐 간다. 즐겁고 아름다운 장면마저도 슬픔이 묻어난다. 켜켜이 쌓인 시간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그늘의 출렁임과 잠기고 꺾여나간 세월의 번짐을 글로 풀어냈다.

 

좋은 글이란 이성과 감성이 사이좋게 어울릴 때 탄생한다고 한다. 웅크리고 있는 생각들을 풀어낸 글이 넋두리만 늘어놓고 마는 것은 아닌지. 알알이 영글어 가는 낱알들 앞에서 여물지 않은 글에 걱정이 앞선다. 그렇더라도 마음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배움의 길을 열어주신 민충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 글에 독설을 아끼지 않은 남편과 엄마를 작가라 불러주는 아들·며느리, 소설가의 길을 택한 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탐진강변에서

 

저자 소개

 

강향숙(지은이)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하다
2013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했다.
《피어나동백》은 그동안 써온 글을 모은 첫 수필집이다.

시인 홍영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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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향숙수필가#피어라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