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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No.9 코크 스트리트’ 개관 5주년…국제 갤러리와 함께하는 가을 프로그램 공개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9월부터 11월까지 세계 7개 갤러리 참여…영국 첫 개인전과 신작 전시 이어져 프리즈 런던·프리즈 마스터스 기간 맞아 로빈 F. 윌리엄스·조던 나사르 작품 조명

프리즈(Frieze)가 운영하는 런던 메이페어의 연중 전시 공간 ‘No.9 코크 스트리트(No.9 Cork Street)’가 개관 5주년을 맞아 2026년 가을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Image courtesy of Frieze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에는 런던을 비롯해 뉴욕, 뭄바이, 두바이 등 유럽·중동·아시아의 갤러리 7곳이 참여한다. 작가의 작업 세계를 폭넓게 살피는 회고적 전시부터 영국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 회화·조각·자수·모자이크·설치·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신작 전시까지 다채롭게 마련된다.

 

특히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과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가 열리는 10월에는 No.9 코크 스트리트의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들이 집중된다. 2026년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런던 리젠트 파크에서 개최된다.

 

셀비 메이 아킬디즈(Selvi May Akyildiz) No.9 코크 스트리트 디렉터는 “5년 전 세계 각지의 갤러리가 만나고 런던 관객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가와 작업을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2021년 이후 25개국 48개 도시의 갤러리를 맞이하고 100회가 넘는 전시를 개최한 협업과 교류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은디디 에메피엘레의 10여 년 작업 세계 조명

 

가을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9월에는 갤러리 로젠펠드(gallery rosenfeld), 자베리 컨템퍼러리(Jhaveri Contemporary), 리만 머핀(Lehmann Maupin)이 전시를 선보인다.

 

갤러리 로젠펠드는 9월 11일부터 26일까지 나이지리아계 영국 작가 은디디 에메피엘레(Ndidi Emefiele)의 개인전 《비하인드 더 글라스(Behind the Glass)》를 개최한다. 페주 오신(Péjú Oshin)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10여 년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회화와 혼합매체 작품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에메피엘레의 회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착용한 과장된 크기의 안경에 주목한다. 회화와 직물, 재활용 재료를 이용해 캔버스에 손바느질한 안경은 갑옷이자 거울이며, 관람자와 작품 속 인물을 연결하는 경계로 기능한다. 전시는 No.9 코크 스트리트와 갤러리 로젠펠드의 새 메이페어 전시장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9월 17일 오후 7시에는 에메피엘레와 큐레이터 페주 오신, 셀비 메이 아킬디즈 디렉터가 참여하는 작가 대화도 마련된다.

 

뭄바이의 자베리 컨템퍼러리는 같은 기간 피자 카트리(Fiza Khatri)의 《더 그레이트 리빌드!(The Great Rebuild!)》와 키르티카 카인(Kirtika Kain)의 《크로니클스(Chronicles)》를 동시에 개최한다.

 

카트리는 쿠션과 담요, 책 등 집 안의 평범한 물건으로 자신만의 은신처와 요새를 만드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성인이 만든 공간 안에서 놀이를 통해 새로운 세계와 질서를 세우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회화로 풀어낸다.

 

달리트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일원인 카인은 구리와 타르, 금박 등 오래된 재료를 활용해 추상 작업을 제작한다. 미술관과 기록물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달리트 공동체의 역사와 부재를 시각적으로 환기한다.

 

테레사 솔라르 아부드, 런던 첫 개인전

 

No.9 코크 스트리트에서 1년간 레지던시를 진행하는 리만 머핀은 9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테레사 솔라르 아부드(Teresa Solar Abboud)의 개인전 《애틀랜틱 리지 멀티플리시티(Atlantic Ridge Multiplicity)》를 연다. 작가가 리만 머핀과 함께 런던에서 개최하는 첫 개인전이다.

 

솔라르 아부드는 동물이나 인간의 신체를 연상시키는 조각을 통해 개별 신체의 기능과 산업사회에서 형성되는 복잡한 관계 구조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선보인 야외 설치작품 《마더 텅(Mother Tongue)》에 이어 마련된다. 작가는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 전시에 참여했으며 2025년 리만 머핀에 합류했다.

 

로빈 F. 윌리엄스, 영국 첫 개인전

 

프리즈 위크와 맞물리는 10월에는 뉴욕 갤러리 P·P·O·W가 설립 이후 최초의 해외 팝업 전시를 개최한다.

 

10월 9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액트 내추럴(Act Natural)》은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로빈 F. 윌리엄스(Robin F. Williams)의 영국 첫 개인전이다. 소셜미디어에서 가져온 이미지와 미술사, 문학, 광고의 시각 언어를 결합한 신작 회화 및 종이 작품을 선보인다.

 

윌리엄스는 서로 다른 이미지와 문화적 기호를 정교한 회화 기법으로 엮어 독특한 서사적 장면을 구축해 왔다. 전시 기간인 10월 16일 오후 4시에는 영국 작가 수잔 트레이스터(Suzanne Treister)와의 대화가 열린다. 화이트채플 갤러리의 한나 우즈(Hannah Woods) 협력 큐레이터가 진행을 맡는다.

 

두바이 갤러리 더 서드 라인(The Third Line)은 같은 기간 팔레스타인계 미국 작가 조던 나사르(Jordan Nassar)의 개인전 《노 히스토리 오브 셰이프스(No History of Shapes / لا تاريخ للأشكال)》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시각적 전통을 바탕으로 제작한 다폭 자수 작품과 모자이크 신작이 출품된다. 자수 작품은 이란 작가 모니르 샤루디 파르만파르마이안(Monir Shahroudy Farmanfarmaian)의 ‘컨버터블(Convertibles)’ 연작에서 영향을 받은 새로운 기하학적 언어를 보여준다.

 

모자이크 작품은 가자 북부에서 발견된 비잔틴 시대 모자이크의 파편을 재구성한다. 작가는 남겨진 조각을 통해 사라지거나 훼손된 전체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이끈다.

 

중동의 신화·영성과 인간의 욕망 탐구

 

가을 프로그램의 마지막인 11월에는 타바리 아트스페이스(Tabari Artspace)와 더 닷 프로젝트(The Dot Project)가 참여한다.

 

타바리 아트스페이스는 10월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마이타 압달라(Maitha Abdalla), 오마르 콜레이프(Omar Kholeif), 모하메드 모나이세르(Mohamed Monaiseer), 란다 마다(Randa Maddah)의 그룹전 《애프터글로: 프롬 더 레지듀 오브 어 디파티드 선(Afterglow: From the Residue of a Departed Sun)》을 개최한다.

 

네 작가는 회화와 조각, 낭독, 설치를 통해 아랍에미리트 민속, 아프리카의 트릭스터 신화, 이슬람 형이상학, 드루즈교의 영혼관 등을 탐구한다. 전시 제목인 ‘애프터글로’는 태양이 진 뒤에도 남아 있는 빛과 살아 있는 존재가 발산하는 생명의 빛을 의미한다.

전시장에서는 콜레이프와 압달라가 새로운 시를 짓고 낭독하는 라이브 시 살롱 ‘리/드림(Re/Dream)’도 열린다. 공연 과정에서 축적된 원고는 전시 종료를 기념하는 한정판 공동 출판물로 제작된다.

 

더 닷 프로젝트는 영국 화가 잭 페니(Jack Penny)의 신작전 《언 애피타이트 댓 서바이브스 올 피스츠(An Appetite That Survives All Feasts)》를 같은 기간 선보인다.

페니는 탐욕과 욕망, 인간 본성의 모순을 회화로 다룬다. 야망과 쾌락, 실패 등 삶이 차려놓은 여러 ‘잔치’를 지나고도 또 다른 것을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유머와 불안이 공존하는 장면으로 표현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요리사는 인간의 행동과 모순을 살펴보기 위한 시각적 장치다.

 

25개국 48개 도시 갤러리 참여…100여 회 전시 개최

 

No.9 코크 스트리트는 프리즈가 설립한 최초의 상설 전시 공간으로, 2021년 10월 런던 메이페어 중심부의 타운하우스 두 채를 개조해 문을 열었다.

 

개관 이후 세계 각국 갤러리의 전시와 작가 대화, 레지던시를 연중 운영하며 런던 미술계와 국제 미술시장을 연결해 왔다. 알민 레쉬, 설리번+스트럼프, 커먼웰스 앤 카운슬, 나이트 갤러리, 에임스 유즈, 프로젝트 88 등 여러 갤러리가 이곳을 거쳐 갔다.

 

No.9 코크 스트리트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2026년 가을 전시들의 개막 리셉션은 9월 10일, 10월 8일, 10월 29일 각각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열린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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