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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전, 김재령 초대전 ‘Hidden identity, revealed inner side’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7월 3일부터 25일까지… 신진작가 리뷰전 통해 ‘몸·정체성·존재의 불확실성’ 조명

갤러리 전은 오는 7월 3일부터 25일까지 김재령 작가 초대전 ‘Hidden identity, revealed inner sid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전의 <신진작가 리뷰전>으로 마련됐으며, 2022년 갤러리 전 신진작가전을 통해 데뷔한 김재령 작가의 이후 변화와 성장을 다시 조명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전에서 열리며, 김재령 작가의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인간의 몸, 정체성, 존재의 불확실성, 그리고 취약함 속에서 발견되는 회복과 삶의 가능성을 다룬다.

전시포스터

전시개요

  • 전시명: <신진작가 리뷰전> 김재령 초대전
    ‘Hidden identity, revealed inner side’
  • 전시기간: 2026년 7월 3일 ~ 7월 25일
  • 전시장소: 갤러리 전
  • 주요작품: 〈흔들림 끝과 온기〉, 〈몸의 침묵 가까이에 앉은 빛〉, 〈한 권의 빛과 존재〉, 〈존재의 틈〉, 〈존재의 창〉 등
  • 문의: 053-791-2131

 

갤러리 전은 개관 이후 22년 동안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일을 주요한 방향으로 삼아왔다. 단순히 첫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가 자신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것이 갤러리 전 <신진작가 프로젝트>의 지향점이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김재령 작가는 첫 개인전 이후 한층 깊어진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인간 존재를 둘러싼 감각과 관계,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은 이전보다 더욱 단단한 조형 언어로 발전했으며,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김재령의 작품은 신구상회화의 흐름을 바탕으로 표현주의적 회화 언어와 초현실적인 공간 구성을 결합한다. 화면 속 인물들은 대개 자신의 얼굴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는다. 접시 속에 투영된 인물, 얼굴 대신 풍경이 들어선 인물, 책 속에 가려진 인물 등은 모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변주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대인이 경험하는 존재의 불확실성과 정체성의 문제를 시각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몸’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중심에 놓인다. 김재령 작가는 신경 손상으로 인해 움직일 수 없었던 경험을 통해 몸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존재 자체로 인식하게 됐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은 무기력과 상실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 계기이기도 했다.

 

작가 노트에서 김재령은 “인간은 무엇보다 먼저 몸을 가진 존재”라고 말한다. 보고, 듣고, 사랑하고, 기억하는 모든 경험은 육체라는 유한한 조건 안에서 이루어지며, 몸은 인간을 세계와 연결하는 통로이자 동시에 가능성을 제한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간 신체의 한계와 그 안에서 발견되는 존재의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멈추어 있거나 머물러 있다. 창가에 기대어 노을을 바라보고, 책 속으로 시선을 옮기고, 침묵 속에서 자신을 응시한다. 때로는 얼굴이 가려지고 신체의 일부만 드러나며, 때로는 고양이와 식물, 빛과 바람이 인간의 곁을 채운다. 이들은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성취하는 존재라기보다, 자신의 한계 안에서 삶을 감각하고 받아들이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김재령의 회화는 인간의 취약함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취약함 속에서 발견되는 회복과 사유, 삶의 지속성을 이야기한다. 몸은 상처 입고 흔들리지만, 그 안에서 인간은 세계를 바라보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감각의 시작이며, 느림은 결핍이 아니라 삶을 깊이 이해하게 하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전병화 갤러리 전 대표는 초대의 글을 통해 “2022년 갤러리 전 신진작가전을 통해 데뷔한 김재령 작가의 초기 작업이 여성 인물과 공간을 통해 꿈과 기억의 서정성을 표현했다면, 최근 작업은 자아의 분열, 시선의 문제, 존재의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번 리뷰전이 얼굴의 부재를 통해 정체성을 탐구하는 김재령 작가의 성장과 사유의 진화를 보여주는 전시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부드러운 색채와 초현실적 장면 구성을 통해 몸과 정체성, 내면의 감각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흔들림 끝과 온기 50F 116.8 x91.9cm oil on canvas 2026

작품 〈흔들림 끝과 온기〉에서는 커다란 식물 잎 사이로 가려진 인물의 신체와 얼굴이 등장하며, 보이는 것과 감춰진 것 사이의 긴장을 형성한다. 

몸의 침묵 가까이에 앉은 빛2 30F 90.9x72.7cm oil on canvas 2026

〈몸의 침묵 가까이에 앉은 빛〉에서는 분홍빛 고양이와 인물이 함께 배치돼 인간의 곁을 채우는 생명과 온기의 감각을 전한다.

한 권의 빛과 존재 10F 53.0x45.5cm oil on canvas 2026

〈한 권의 빛과 존재〉는 책에 얼굴이 가려진 인물을 통해 지식, 시선, 정체성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존재의 틈 50F 116.8x91.0cm oil on canvas 2026

또한 〈존재의 틈〉은 천 사이로 드러난 인물의 모습을 통해 은폐와 노출, 불확실한 자아의 감각을 표현하며, 〈존재의 창〉은 얼굴 대신 투명한 구체와 그 안의 풍경을 배치해 내면과 외부 세계가 교차하는 장면을 만든다. 이처럼 김재령의 회화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비극으로 소비하지 않고, 오히려 흔들리고 연약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삶의 감각으로 전환한다.

존재의 창 20F 72.7 x 60.6cm oil on canvas 2026

김재령 작가는 대구가톨릭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22년 갤러리 전에서 개인전 〈Don’t forget that life is yours〉를 열었으며, 2025년 갤러리 전 〈Blooming Potential〉, 갤러리 아트리움 2인 초대전 〈사라지는 몸, 떠도는 조각들〉, 2023년 대구문화예술회관 〈C’est La Vie : 그것이 인생이다〉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갤러리 전의 이번 <신진작가 리뷰전>은 한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라는 의미를 넘어, 첫 개인전 이후 축적된 시간과 변화, 성장의 방향을 확인하는 전시다. 김재령 작가는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응시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생의 가능성을 말한다. 전시는 관람객에게 자신의 속도를 돌아보고, 몸과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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