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진 개인전 ‘나의 우주_해방촌 위에 뜬 달’… 압축된 서울의 밤, 달 아래 남은 감정의 자리
용산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되며 서울 도심의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도시 변화가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으로 꼽히는 ‘해방촌’의 밤을 회화로 응시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기반 회화 작가 루시진은 서로 다른 시대가 한 장면 안에 겹쳐 존재하는 해방촌의 풍경을 통해, 구조 속에 놓인 현대인의 삶과 감정의 흔적을 조용히 드러낸다.

이번 개인전은 재개발과 고밀도화로 상징되는 오늘날 서울의 ‘구조적 압축’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 화면은 반복되는 네모의 형식으로 구성되며, 수직·수평으로 겹겹이 쌓인 건물의 배열은 단순한 도시 풍경을 넘어 자본과 시간, 기억이 교차하는 위계적 구조로 읽힌다. 작가가 그려내는 건물은 ‘삶의 공간’이자 동시에 ‘자산’으로 기능하는 이중성을 품고, 도시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포섭하고 재구성하는지를 시각화한다.
작품 속 가장 높은 지점에는 달이 놓인다. 달은 상징적 중심으로 기능하며 구조 위에 남은 감정의 자리를 드러내는데, 그것은 희망이면서 동시에 고독이다. 급속히 재편되는 도시 속에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인간의 흔적을 보여주려는 시선이 달빛 아래 차분히 이어진다.
루시진은 “도시가 재편되는 구조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작가는 직접적인 비판을 외치기보다, 압축된 구조를 직면하고 그 위에 존재하는 감정을 조용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질문을 건넨다. “재편되는 도시 속에서, 인간의 감정은 어디에 남는가”라는 물음은 곧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

전시는 2026년 2월 25일부터 3월 3일까지 서울 인사동 전업작가협회 갤러리올(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13, 2층)에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문의는 작가(010-9846-1077, [email protected]) 또는 갤러리올(Tel. 02-732-9820)로 가능하다.
루시진 | Lucy Jin 소개
루시진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회화 작가로, 재개발과 고밀도화로 변화하는 도시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삶과 감정의 구조를 탐구한다. 특히 해방촌을 비롯한 서울 도심의 공간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서로 다른 시간과 계층, 기억이 한 화면 안에 겹쳐 존재하는 ‘압축된 도시’를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작가의 화면은 반복되는 네모의 형식과 수직·수평의 구조적 배열이 특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건축적 묘사를 넘어, 도시가 개인의 삶을 포섭하고 위계화하는 방식을 상징한다. 작품 속 건물들은 삶의 터전이자 동시에 자산으로 기능하는 이중적 존재로 나타나며, 도시 구조 안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긴장과 고독, 그리고 희미하지만 지속되는 희망을 담아낸다.
루시진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달’은 구조 위에 남아 있는 감정의 자리이자, 급변하는 도시 속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인간성의 상징이다. 작가는 직접적인 사회 비판보다는, 도시의 구조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그 안에 남은 감정의 흔적을 조용히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의 작업은 오늘날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현실을 기록하는 동시에, 재편되는 공간 속에서 인간의 감정은 어디에 머무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