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이름, 마음에 새기다”...이희준·류제리 목사, 무공수훈자 공적비에 나란히 각명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공적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대한민국 무공수훈자 공적비’ 제막식이 29일 열렸다.이날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공적비 명판에는 이희준 목사와 부인 류제리 목사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의미를 더했다.
현장에 세워진 공적비에는 태극기와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상징과 함께 무공·보국수훈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특히 이희준·류제리 목사의 이름이 함께 각명되면서 개인의 공적을 넘어 오랜 세월 한길을 걸어온 부부의 헌신과 나눔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이희준 목사는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 현재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류제리 목사와 함께 김포 온세상교회에서 목회와 사회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 총회장을 역임했으며, 류 목사와 함께 세계청년리더총연맹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류제리 목사의 삶 역시 오랜 봉사와 나눔의 기록으로 이어져 있다. 과거 태광엔지니어링 회장을 지낸 기업인 출신인 류 목사는 이후 사회사업과 선교활동에 힘을 쏟아왔다. 중국과 미얀마 접경지역의 난민과 어린이 지원을 비롯해 새터민 학생 장학사업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구제·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두 사람은 한미 간 우호 증진과 지속적인 봉사·나눔 활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바이든 대통령 명의의 생애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또한 이희준·류제리 목사는 i DREAM 석학장학위원회 이사로 선임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에도 참여했으며, 2024년과 2025년 대한민국 모범리더상 행사에서도 장학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두 사람의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졌다.
류제리 목사의 회고에 따르면 과거 국가를 위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했던 일부 북파공작원 출신 인사들이 제대와 실직 이후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 이희준 목사는 이들이 다시 사회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뷔페식당과 호프집, 고물상 등 생업의 터전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탰다.
류 목사는 당시를 떠올리며, 남편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면 자신은 그 일이 지속될 수 있도록 뒤에서 재정적 지원을 보태며 그 가족들의 생활을 함께 돌봤다고 말했다. 특히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어려움을 겪던 당사자와 가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당시 도움을 받았던 당사자와 가족, 관계자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관련 기관에 이들의 사연과 공적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 무공수훈자 공적비는 단순한 기념 조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는 지역별 공적비에 무공·보국수훈자들의 이름을 새겨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공훈과 호국정신을 후대에 전하고 있다. 공적비는 이름을 돌에 새기는 것을 넘어 한 시대의 희생과 헌신을 다음 세대의 기억으로 이어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번 공적비에 나란히 새겨진 ‘이희준’과 ‘류제리’라는 두 이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한 사람의 삶 뒤에는 그 길을 함께 걸으며 역사의 무게를 견딘 가족이 있었고, 어려움에 처한 동료들이 다시 삶의 터전을 찾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을 내민 이들이 있었다.
훈장과 비석은 공적을 기록하지만, 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하고 한 가정을 지켜낸 세월의 모든 장면까지 담아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도움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기록을 통해 당시의 헌신은 다음 세대에 이어질 수 있다.
2026년 9월 29일 공적비에 새겨진 이희준·류제리 목사의 이름은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부부의 이름인 동시에, 나라와 이웃을 위한 헌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