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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 칼럼] AI 시대, 노동의 본질을 다시 묻다.
조선규 칼럼니스트
입력
사본인간은 사라지고, 원본인간이 살아남는다.
AI 시대, 노동의 본질을 다시 묻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성실 이란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며, 쉼 없이 움직이는 몸짓으로 증명되어 왔습니다. 조직은 직원의 바쁜 일상을 곧 헌신과 능력으로 평가했고, 개인 역시 바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상태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식은 지금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쁨이 만드는 산출물의 상당 부분을 기계가 인간보다 빠르고 싸게 만들어 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전 세계 약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에 해당하는 업무를 자동화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맥킨지는 현재 시연된 기술만으로도 미국 전체 근무 시간의 약 57%에 해당하는 활동이 이론적으로 자동화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 물론 이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일자리를 구성하는 과업의 절반 이상이 재편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25년 연구도 전 세계 고용의 약 4분의 1이 생성형 AI에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으며, 특히 사무·행정직이 가장 높은 노출도를 보인다고 지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전 세계 약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에 해당하는 업무를 자동화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맥킨지는 현재 시연된 기술만으로도 미국 전체 근무 시간의 약 57%에 해당하는 활동이 이론적으로 자동화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 물론 이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일자리를 구성하는 과업의 절반 이상이 재편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25년 연구도 전 세계 고용의 약 4분의 1이 생성형 AI에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으며, 특히 사무·행정직이 가장 높은 노출도를 보인다고 지적합니다.
즉, 우리는 바쁜 착시가 걷힌 자리에서 노동의 본질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분주함이 성과를 보증하던 시대는 끝났고, 남은 것은 무엇을 만들어 냈는가 라는 질문뿐입니다.
형식적 노동, 사본인간의 몰락, 기술 혁신이 가장 먼저 겨냥한 것은 이른바 사본인간의 영역입니다. 사본인간이란 남이 만들어 놓은 매뉴얼과 절차를 충실히 따르고, 기존 아이디어를 재가공하는 데 능숙하며, 조직의 관성에 의존해 일하던 형식적 노동자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조직의 업무 상당수는 실질적 가치 창출보다 보고와 전달, 절차의 이행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양식화된 문서 작성, 데이터 정리, 단순 대행 업무가 그것입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대체합니다. ILO의 분석에서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군이 사무직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 직군의 핵심 과업이 문서 작성, 정보 정리, 기록 관리이기 때문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 2025년 역시 고용주의 약 40%가 AI로 자동화 가능한 업무에서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음을 보고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 사본인간의 몰락은 특정 사람들이 게을러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조직이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표준화된 절차와 보고 체계를 강요해 온 결과, 그 표준화된 일이 가장 먼저 기계의 영역이 된 것입니다. 몰락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형식 그 자체'입니다.
수고인류와 원본인간의 등장, 사본의 자리가 사라진 공간에는 새로운 인간상이 요구됩니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모든 것을 대행해 주는 시대일수록 수고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여기서 수고란 무의미한 야근이나 육체적 소진이 아닙니다. 손쉬운 위탁의 유혹을 물리치고, 문제의 본질에 스스로 접근하는 의도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동을 말합니다.

이 새로운 인간상은 세 가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일을 정의하는 능력입니다. AI는 주어진 문제를 푸는 데 탁월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를 스스로 발견하지는 못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직접 탐구하고 해결할 과제를 스스로 설정하는 능력이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남습니다. 보고서에서 향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 것이 분석적 사고, 창의적 사고, 회복탄력성·유연성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수자에서 창시자로의 전환입니다. 기술을 전수받아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언제든 기계로 대체됩니다. 그러나 자신만의 맥락과 관점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은 기술의 사용자이자 방향 설정자로 남습니다. 맥킨지도 대부분의 일자리는 사라지기보다 변형'될 것이라 전망하며, 인간과 AI의 협업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 봅니다.
대체 불가능한 원본성입니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조합해 가장 그럴듯한 답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특정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고유한 서사, 맥락에 기반한 인간적 공감, 스스로 겪은 고뇌의 무게까지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한 땀 한 땀을 얹는 사람만이 '원본인간'으로 남습니다.
조직과 삶의 재편, 그리고 생존, 이 변화는 개인의 일하는 방식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 전체의 구조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다보스는 2030년까지 1억 7천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9천 2백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순증이 있다 해도 그 과정은 극심한 이동을 의미하며, 교육 취업 정년으로 이어지던 표준 경로는 이미 해체되고 있습니다. 평생에 걸쳐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빈번한 시작'이 일상이 됩니다.
조직도 예외가 아닙니다. 직원의 시간을 통제하고 분주함을 측정하던 평가 체계는 이제 측정하는 것이 허구일 가능성이 큽니다. 개개인이 원본성을 발휘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즉 수고조직으로 재편되지 않으면 AI 시대의 인재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AI가 정답을 효율적으로 도출할수록 세상은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다운 것'을 갈구합니다. AI가 어떻게를 답할 때, 인간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쉬운 길과 매뉴얼에 기대던 사본인간의 삶을 내려놓고, 스스로 선택한 과제를 향해 기꺼이 땀 흘리는 수고인류로 거듭나는 것 그것이 이 문명사적 전환기에 원본인간으로 살아남는 유일한 좌표입니다.

조선규 | 칼럼니스트
35여 년간 교육과 기업 경영,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의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성장해왔다. “삶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기업을 통해 길을 열었으며, 현재는 사회 곳곳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더 따뜻하고 공정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조선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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