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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가만히 있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이민호 칼럼니스트
입력
법은 대응한 자의 편이다

소송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억울함은 방패가 아니다

소송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소송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법적 분쟁은 대개 예고 없이 찾아온다. 거래 관계에서, 일상생활에서, 또는 예상치 못한 사고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누군가로부터 내용증명 한 장을 받거나, 법원에서 소장이 도착하는 순간, 누구라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사람마다 억울하다고 느낄 수도, 당황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이미 법적 절차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순간부터는 가해자로 몰릴지, 자신의 권리를 지켜낼지가 첫 대응에서 갈린다.

 

 


법은 자동이 아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법은 당신 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날 것이고, 법은 결국 옳은 편에 서줄 것이라고. 하지만 법은 자동으로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절차를 무시하거나 답변을 게을리하면, 상대방의 일방적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법정에서는 감정이 아니라 증거와 절차가 기준이 된다. 움직이지 않으면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법은 ‘참여한 자’의 편이지, 가만히 있는 자의 편은 아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법은 당신 편이 아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법은 당신 편이 아니다


움직여야 살아남는다

상담·기록·주도권, 대응의 3원칙

법적 분쟁에서 억울함을 막아내는 길은 적극적인 대응뿐이다. 그 대응은 세 가지 원칙으로 정리된다.


첫째, 전문가 상담이다. 법적 문제에 휘말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할지조차 알지 못한다. 어떤 자료를 챙겨야 하는지, 어떤 절차가 기다리고 있는지, 심지어 내가 유리한지 불리한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럴 때 전문가의 조언은 길잡이가 된다. 변호사 상담을 통해 사건의 구조를 이해하고, 내가 취해야 할 대응의 우선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 상담만으로도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고, 치명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다.

 

둘째, 기록 확보다. 소송에서 법원은 감정보다 증거를 본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든 관련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민사라면 계약서와 거래 내역, 형사라면 사진·영상·메시지, 가사 사건이라면 생활비 지급 내역과 대화 기록이 중요한 증거가 된다. 사소해 보이는 기록 한 장이 사건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 기록은 곧 방패이자 무기다.


셋째, 주도권이다. 법적 분쟁은 상대방이 내세운 주장에 끌려가기 쉽다. 하지만 내 입장을 먼저 정리하고, 대응의 방향을 설정해야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는다. 단순히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서, 어떤 근거로 반박할지, 어떤 증거를 내세울지를 내가 정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만 억울한 상황을 바로잡고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상담·기록·주도권, 대응의 3원칙
상담·기록·주도권, 대응의 3원칙

예를 들어, 실제 상황에서 기억해야 할 몇 가지 기본 지침은 다음과 같다.

 

내용증명 수령 시, 즉시 보관·복사하고,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자제한다.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소장 수령 시, 답변서는 반드시 기한 내 제출해야 하며, 기일통지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형사 고소·고발 시, 변호인 참여권 행사 여부를 즉시 결정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법조계에서 지금도 되새기는 말이 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오래된 법언은 지금도 그대로 통한다. 권리는 스스로 주장하고 지켜낼 때에만 살아 있다. 

 

말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면 그 권리는 사라져 버린다. 법은 침묵한 이를 대신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스스로 목소리를 낸 이에게는 힘이 실린다.


법은 지키려는 마음이 있을 때 가장 든든한 편이 되는 것이다. 

 

(참조: 상담·기록·주도권의 3원칙 및 기본 지침, 라틴 법언 Vigilantibus non dormientibus aequitas subvenit, 김선용 변호사 강연 중에서 인용)

법은 지키려는 마음이 있을 때 가장 든든한 편이 되는 것이다
법은 지키려는 마음이 있을 때 가장 든든한 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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