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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조각페스타, 세계 최고 수준의 조각 전시회를 꿈꾸다
미술
조각/공예/도예

서울국제조각페스타, 세계 최고 수준의 조각 전시회를 꿈꾸다

류안 아트전문 기자
입력
수정2025.02.12 23:26
류안 아트전문기자가 한국조각의 현주소를 분석하기 위해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5' 전시 현장을 찾아 심층 취재했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전경
서울국제조각페스타2025 전시장 전경  [한국조각가협회 제공]

국내 최대의 조각 전시회이자 아트페어인 《제14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5》가 26일부터 9일까지 서울 COEX 3C홀에서 열렸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행사로, 전시 주제를 정하여 작가를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전시 기회를 부여하는 선발 과정을 통해 조각 장르에 특화된 전시회를 열어왔다.

 

사단법인 한국조각가협회가 주최하고 국제조각페스타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본 행사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조각 예술의 개념을 재정비하고, 예술로서 조각적 담론 형성을 위한 장을 마련하고자 대규모 조각전을 개최해왔다. 올해도 신진 작가를 후원하고 중견 작가들의 견인 속에서 시대와 함께 어우러지는 국내 최대의 조각 페스티벌이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여 개의 부스에 200여 명의 국내외 조각가가 참여하며, 개인 부스와 단체 그룹전을 포함해 대형 조각 작품 15여 점이 출품되었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 후원을 통해 원로조각 특별전, 신진작가 특별전, 중국조각 특별전, 후원 기업 특별전, 지방자치단체관, 문화재단관 등이 설치 운영되었다.

[사진 : 주최 측 제공]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갤러리나 기업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시회가 아니라 조각가들이 모여 전시회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조각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사진 : 주최측 제공]

 

대부분의 아트페어나 전시회는 회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조각 부문의 비중은 아주 적은 것이 사실이다. 조각이 무겁고 큰 작품이기에 운반, 설치 등에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까닭에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2011년도에 조각가들이 모여 전시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전시회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회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  중 신진 작가, 중견 원로 작가, 협회 관계자들을 10여 명을 인터뷰하고, 여러 기관 부스를 방문하여  서울국제조각페스타가 가진 특징, 의미를 살펴보고 한국 조각의 현재와 과제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중견 조각가인 김태곤 작가는 "이 페스타는 조각가들이 스스로 모여 전시 기회를 마련해보자고 시작하여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회로 발전했다""특히 상업적인 갤러리나 기업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유명 작가들을 위한 전시회가 아니라, 작가들이 스스로 작품성으로 경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태곤 작가   [사진 : 류안]
김태곤 작가 [사진 : 류안]

한국의 대표적인 원목 조각가로 알려진 박조유 작가는 "전통적인 조각 재료인 나무를 소재로 하는 작가로서 새로운 소재를 이용하는 신진작가들의 도전이 매우 흥미롭고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통적인 조각 소재인 나무, , 흙을 사용하는 작가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박조유 작가 [사진 : 류안]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청주에서 온 감연희 설치 미술가는 "해외 전시회는 많이 가봤지만 한국에서 수준 높은 조각 전시회가 매년 열린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특히 "원로 및 중견 작가들이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분위기를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윤진섭 작가는 한국 조각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한 평 조각미술관 프로젝트처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각 시도 지자체에서 공공장소에 조각 작품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윤진섭 작가                           [사진:류안]
주하 작가 [사진 : 류안]

주하 작가는 "대규모 작품을 전시한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이 페스타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선배 작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조각가협회 사무국장을 10년 이상 맡고 있는 이후창 조각가는 "작가들 간의 자연스러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어 매년 작품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고 "향후 해외 조각가들이 좀 더 많이 참여해야 진정한 의미의 국제 페스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문화 당국과 기업들이 해외 작가 유치를 위해 재정적인 지원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후창 한국조각가협회 사무국장                                        [사진:류안]

돌 작업을 45년째 하고 있는 장국보 조각가는 신진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어떤 작업이든 10년만 천착한다면 나름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생긴다""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작업에 진력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장국보 작가                [사진:류안]

이번 전시회 대회장을 맡은 한국조각가협회 김정희 회장은 "현대 사회에서 미술은 단순한 감상의 영역을 넘어 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문화와 경제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번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5'는 조각 예술이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서 예술 생태계 전반에 걸친 산업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희 한국조각가협회 회장                                                      [사진:류안]

차기 한국조각가협회장으로 내정된 권치규 작가는 "우리 협회가 십여 년 이상 조각가들이 힘을 모아 한국 조각의 수준이 괄목할 만하게 높아졌다""앞으로는 조각이 단순한 예술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산업이라는 인식을 넓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 더 많은 외국 작가들을 유치하여 한국을 세계 현대 조각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치규 차기 한국조각가협회 회장                          [사진 :류안 ]

어린 왕자 조각가로 잘 알려진 이상헌 조각가는 협회에 바라는 점을 묻자 "작품성이 좋은데 덜 알려진 작가들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특히 소질 있는 젊은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작가                                                                   [사진:류안]

임수빈 작가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여 나름의 독창성을 발휘하고 있다""한국 조각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 조각의 미래는 밝다 _ 임수빈 작가                               [사진:류안]

 안경진 작가에게 AI플랫폼 시대에 조각분야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느냐 물었다. 안 작가는 
"AI 가 조각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결국은 AI의 창조성도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창조성에서 달려있다고 보고 부지런히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안경진 작가 [사진:류안]

   같은 질문을 이주영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이 작가는 " 역사를 보면 예술은 과학기술 발전을 뒤따라가고 있다"고 말하고  "AI가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므로 
별다른 거부감이 없지만, 작가들이 지나치게 AI에 종속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우영 작가   [사진:류안]
이우영 작가 [사진:류안]

중견 작가 김태수 작가에 이번 전시 참여 소감을 물었다. 그는 "한국조각가협회는 선후배 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져 서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고, 앞으로 "조각 예술이 일반 시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태수 작가                                                            [사진:류안]

이번 전시에는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해태크라운 등 기업체가 비교적 큰 부스로 참여하여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부터  세계적인  조각도시로 발전해나기 위해 '조각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조각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부스가 눈에 띄었다. 서울시는 한평조각미술관 조성사업, 서울조각미술상 공모, 민간협력전시 등 다양한 조각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시는 '조각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각종 조각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사진 : 류안]
크라운해태가 경기도 양주 장흥에 조성 중인 종합예술 테마파크

기업체는 세아제강, 크라운해태,흙과사람들, 문성원색 등이 참가했다.   특히 크라운해태는 경기도 양주에 100만평 규모의 종합예술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으며, 100회가 넘는 조각전시 개최, 야외조각 전시장 조성 등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여러 작가들을 만난 후 내린 결론은 "한국 조각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다. 이번 페스타는 조각 분야뿐만 아니라 미술계 전반의 도약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국제 페스타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해외 작가들의 참가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26년도 서울국제조각페스타가 진정한 의미의 국제조각페스타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중국관 전경       [사진 :주최측 제공]
류안 아트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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