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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의 수필 향기] 커피 한 잔의 온도 -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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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의 수필 향기] 커피 한 잔의 온도 - 김영희

수필가 김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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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이 모여 사랑이 흐르는 거리, 카페거리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혼자 또 같이 즐겨 카페를 찾는다. 맛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서 커피 한 잔의 추억을 쌓는다.  [이미지: 류우강 기자]

   따뜻한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싼다. 커피 한 잔의 온도가 손을 따라 온몸으로 퍼진다. 내 마음도 금세 따뜻해진다. 커피의 구수한 향에 먼저 취하고, 쌉싸래한 한 모금 속에 다양한 커피 맛이 입안에서 맴돈다. 하루를 시작하며 빼놓을 수 없는 커피 한 잔은 나에게 행복감과 평안함을 준다. 
 

    하나, 둘, 셋이 모여 사랑이 흐르는 거리, 카페거리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혼자 또 같이 즐겨 카페를 찾는다. 맛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서 커피 한 잔의 추억을 쌓는다. 


    커피전문점은 대형화, 고급화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자주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몇 년 전부터는 가장 핫한 업종 중 하나가 되었다. 빌딩 속에, 작은 공간 어디든지 자리 잡아 앉아있는 정갈한 모습들. 규모가 크든 작든 나름대로 개성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매일 카페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향기로운 커피향수를 뿌려준다. 코끝을 스치는 향기가 심장까지 내려가 가슴을 충만하게 하고 평안함이 뇌까지 전파된다. 그 향기에 취해 마음은 무장 해제된다. 오랫동안 지하에 있던 다방들이 지상으로 올라오고, 사람들의 온기가 햇빛을 품어서 더욱 빛이 나는 공간이 되었다. 다양해진 커피 종류와 차,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와 케이크 등을 차려낸다. 커피 향이 그리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매일 한 번은 꼭 카페에 들러야 하는 사람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쯤 들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카페가 대세인 걸 증명해 준다. 


    사람들은 가까이에서 쉽게, 잠시나마 편안한 의자에 앉아 가쁜 숨을 고르며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핵가족화 되고, 가족도 서로 바빠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요즘, 카페는 그 가슴의 허허로운 공간을 메워줄 또 하나의 다른 아늑한 곳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함께하니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한 공간에 같이 있어도 서로를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적정한 온도로 선선한 공기와 밝고 경쾌하게 흐르는 음악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카페는 사람과 사람을 사랑으로 이어준다. 언제라도 함께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 엮는다. 혼자 간 사람은 조용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오롯이 혼자를 즐긴다. 외로워서 가고, 행복해서 가고, 슬퍼도 가는 곳, 카페. 카페를 찾는 사람들의 향은 각기 다르다. 카페에는 기쁨과 슬픔, 외로움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있다. 언제나 어느 누구든 반기는 카페는 어머니 품속처럼 따뜻하고 포근하다. 


    열심히 일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피를 특히 사랑하는 국민임에 틀림없다. 하루를 모닝커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식후 아침의 커피 한 잔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세포들을 확실히 빨리 깨워주는 것 같다. 


    가끔은 나도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책을 읽거나 글을 정리하는 호사를 누려본다. 글 향과 커피 향을 함께 마시면 몸과 마음은 향기로 가득 차고, 내 몸의 작은 세포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며 깨어난다.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카페 창가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 이야기가  가득했던 진한 커피 한 잔이 그립다. 


    나이에 따라 건강에 따라 커피 취향은 바뀌지만, 매일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마음을 충만하게 하고, 삶에 온기를 더해 내 삶에 활력을 준다. 


    이십 대에 시작된 나의 커피 사랑은 아직도 변함없이 나를 지켜주는 힘이다. 

    커피 한 잔의 온도가 내 삶의 온도를 높여준다. 

    

 - 김영희의 '커피 한 잔의 온도'에서

 

[수필 읽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얼죽아'라고 하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는 말이 유행한다 [이미지:류우강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성인의 경우, 커피를 하루에 한 잔만 마시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커피는 보통의 경우 젊을 때는 아침 점심은 물론, 저녁에도 마시게 되는 기호식품이다. 커피에는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있어서, 아침에 마시면 몸을 빠르게 깨어나게 하고, 점심을 먹고 나면 오는 식곤증을 떨쳐내 정신 활동을 돕기도 한다. 또한 식후에 사람들은 커피나 차를 마시며 담소를 즐기기도 한다.  


   카페(커피점이나 찻집 등)는 커피나 차를 마시기 위해서도 가지만, 대화를 하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고, 작업을 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여 그 기능이 더욱 다양해졌다. 


    집에 손님을 초대하려면 신경 쓰이는 것이 한 두 가지 가 아니다. 집에서 만나기 어려운 경우에, 간단히 찻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한 장소이다. 


   무심코 길을 가다가 향긋한 커피향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빵집 앞을 지날 때는 막 구워낸 빵의 구수함이 빵집으로 들어가고 싶게도 한다. 

   

    한참 믹스커피를 타먹곤 했었다. 뜨거운 물만 끓이면 바로 먹을 수 있어서 편리함과 가성비가 뛰어난 커피이다. 요즘도 많이 애용되는 커피이지만, 커피전문점들이 많이 생기면서 맛이 깔끔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카페라떼보다는 카푸치노가 유행했었다. 하얀 거품 위에 뿌려진 계피가루의 향을 맡으며 한 모금씩 마시던 때가 떠오른다. 카푸치노의 부드러운 거품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느낌이 좋았고, 입술에 묻은 우유거품에 웃음이 피어나기도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얼죽아'라고 하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는 말이 유행한다. 나의 경우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한 여름에나 조금 마실까, 감히 엄두가 안 나는 음료이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건강하다는 증거인 것 같다. 찬 음료나 음식은 몸의 온도를 떨어뜨려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되도록이면 '미지근한 아메리카노'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또한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오히려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하자. 
 

   모든 것은 우리가 삶을 좀 더 즐겁게, 행복하게 살 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니, 적당히 즐기고 행복함을 느끼며 평안한 삶을 유지하면 될 일이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하여 집에서라도 자신에게 맞는 차 한 잔이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삶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김영희  수필가, 코리아아트뉴스 칼럼니스트, 문학전문 기자  
 

충남 공주에서 태어남 
수필가, 서예가, 캘리그라피 작가, 시서화 ,웃음행복코치,

레크리에이션지도자, 명상가 요가생활체조
<수필과비평> 수필 신인상 수상
신협-여성조선  '내 인생의 어부바' 공모전 수상
한용운문학상 수필 중견부문 수상
한글서예 공모전 입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필과비평 회원

수필가 김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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