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프리뷰] 김종영 초대展“달항아리, 조선의 달빛을 품다”
조선의 미학과 정신을 담은 도자예술의 정수, 달항아리가 도예가 김종영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다. 오는 10월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리는 초대전에서는 조선 후기 백자의 대표 유물인 ‘달항아리(백자대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3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김종영 작가는 30여 년간 흙과 불의 예술을 탐구해온 도예가로, 전통적인 상하부 접합 기법과 무유소성, 옹기 기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달항아리의 깊이를 더해왔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유산 계승을 넘어 오늘날의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는 예술적 성취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달항아리는 단순한 도자기가 아닌 조선인의 정신과 미학, 그리고 삶의 흔적을 담은 상징적 존재다. 위·아래 반구형을 접합하는 제작 방식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비대칭은 인간의 손길을 느끼게 하며, 그 불완전함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유백색 유약이 입혀진 표면은 은은한 달빛을 연상시키며 관람객에게 평안과 위로를 선사한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 사회에서 청렴과 순수, 포용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여겨졌으며, 오늘날에도 그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 영국 대영박물관은 ‘Moon Jar’라는 이름으로 달항아리를 대표 유물로 전시하며 세계인의 시선을 끌었고, 서구 예술가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현대 도예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달항아리를 재해석하며 그 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넉넉한 곡선,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한국적인 정신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있는 예술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번 전시는 한가위의 만월을 닮은 달항아리를 통해 한국인의 삶의 지혜와 조선의 미학,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순백의 곡선미와 비대칭의 자연미를 살린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깊은 평안과 위로를 전한다.
김종영 작가는 국내외에서 총 18회의 전시와 이탈리아, 영국, 미국, 중국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23회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길상요 대표로 활동 중이며, 도자공예기능사 심사위원 및 국사편찬위원회 교육자료 등재 작가로서 도예계의 중심에서 왕성한 창작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영 초대展
“달항아리, 조선의 달빛을 품다”
2025.10.15(수) ~ 10.30(목)
장은선갤러리 (서울 종로구 운니동 19)
www.galleryjang.com / ☎ 02-730-3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