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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 양형석 개인전 《탑림 塔林》 개최

류우강 기자
입력
6월 10일 ~ 29일,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서울 인사동 한복판에서 제주의 숨결을 담은 도자 돌탑의 숲이 펼쳐진다. 오는 6월 10일부터 29일까지 제주갤러리(인사아트센터 B1)에서는 도예 작가 양형석의 개인전 《탑림 塔林》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주관하며, 2026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작으로 마련됐다.

예술의 기원으로 돌아가는 작업 세계
 

양형석은 흙과 불을 매개로 인간의 원초적 행위인 ‘돌을 쌓는 행위’를 탐구해왔다. 길을 걷다 무심코 돌 하나를 주워 올리는 경험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인간이 자연을 향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돌을 쌓아 올리던 행위가 곧 예술의 기원이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초기에는 내면의 상처와 응어리를 치유하는 은신처로서 도자를 다루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자신을 품어준 ‘제주’라는 정체성으로 시선을 확장했다. 거친 현무암의 질감을 정교하게 재현하며 조형적 완결성을 탐구하던 그는 최근에는 불길과 고온에 의해 갈라지고 터져나간 흔적까지 작품의 일부로 수용한다. 이는 현대 도예가 단순한 공예적 기교를 넘어 독립적인 시각언어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렁주렁과 후루후루 2026, 조합토 테라코타 후 아크릴, 가변설치
주렁주렁과 후루후루 2026, 조합토 테라코타 후 아크릴, 가변설치

생태적 문제의식과 제주 자연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제주 자연을 향한 생태적 문제의식이다. 제주에서는 현무암을 건축자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현무암 슬러지(sludge)가 폐기물로 버려진다. 작가는 이 버려진 미세 슬러지를 수거해 오랜 실험 끝에 자신만의 유약 재료로 재탄생시켰다. 상처 입은 자연의 잔해를 예술의 물성으로 치환하는 과정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고향 제주를 향한 애도이자 현대 공예가 지녀야 할 책임의식에 대한 질문으로 읽힌다.

 

‘탑의 숲’으로 구현된 간절함
 

전시장에는 옹기토의 투박한 질감을 간직한 탑부터 아크릴의 현대적 색채가 입혀진 다양한 물성의 도자 돌탑들이 숲처럼 펼쳐진다. 하나의 돌은 누군가의 간절함이 되고, 그 간절함이 모여 탑을 이루며, 마침내 수많은 탑들이 전시장 전체를 감싸 안는 거대한 ‘탑림’을 완성한다.


양형석의 도자는 관람자의 시선과 마음에 따라 새롭게 완성되는 살아있는 유기체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특정한 권위나 특권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향유물임을 밝힌다. 《탑림》은 결국 흩어지고 부서진 마음의 돌들을 다시 제자리로 포개어 올리는 이야기다.

소망의 정원 2026, 옹기토에 현무암 슬러지, 고온소성, 가변설치
소망의 정원 2026, 옹기토에 현무암 슬러지, 고온소성, 가변설치

작가 약력
 

  • 양형석 (1984~)
    • 개인전 13회 개최, 대표작 《탑림》(2026), 《감귤판타지아》(2025) 등
    • 제주문화예술재단 선정 ‘RISING STAR’ (2024)
    •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청년작가상 (2022)
    • 제주청년작가상 (2022)
    • 한국공예대전 특선 (2013, 2018)
    • 제주특별자치도 미술대전 대상 (2011, 2013)
 

서울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제주의 상처와 기억을 도자 돌탑으로 빚어낸 양형석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탑림》은 제주의 대지에서 비롯된 상처와 인간의 오래된 기원이 하나의 숲이 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양형석의 《탑림》은 단순한 도자 전시가 아니라, 제주 자연과 인간의 염원, 생태적 윤리, 그리고 도예의 확장을 동시에 탐구하는 예술적 선언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예술이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고, 기억을 되살리며, 공동체적 염원을 숲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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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석작가#제주갤러리#추천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