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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선율의 숲을 거닐다…서울시향, 수잔나 멜키가 펼치는 슈베르트 '그레이트'

제니김 문화예술전문기자
입력
“버르토크와 슈베르트의 음악에 담긴 절제된 아름다움과 내면의 깊이 조명” 수산나 멜키 X 피에르로랑 에마르

 

◦ 수산나 멜키, 17년 만의 복귀… 한층 완숙해진 거장의 리더십으로 포디움에 서다 

◦‘현대음악 거장’피에르로랑 에마르 협연… 버르토크 말년의 고요한 서정 펼친다 

◦‘천상의 길이’로 불리는 슈베르트 교향곡 9번으로 펼치는 장대한 음악적 여정 

 

2026 시즌 정기공연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서울시향 제공

음악은 때로 한 시대를 기록하고, 때로는 시대를 넘어 인간의 내면을 비춘다. 

오는 7월 23일(목), 24일(금)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6 서울시향 '수잔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는 낭만주의의 문을 활짝 연 슈베르트의 걸작과 20세기 음악의 깊이를 한 무대에서 만나는 시간이다.

Susanna Malkki (c) Jiyang Cheng (1)-서울시향 제공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수잔나 멜키는 구조를 명료하게 읽어내면서도 작품 속 감정을 섬세하게 이끌어내는 해석으로 현대음악은 물론 고전·낭만 레퍼토리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세계 무대에서 신뢰를 받아왔다. 그녀의 지휘는 화려한 제스처보다 악보에 담긴 본질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멜키는 2009년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를 통해 서울시향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번 공연을 통해 17년 만에 다시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협연자로는 ‘현대음악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가 함께해 깊고 풍성한 울림을 전한다.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이번 무대 역시 음악이 품고 있는 시간과 공간을 차분하게 확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Aimard_ⓒMarco Borggreve (1)-서울시향 제공

공연의 포문은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협연하는 ‘버르토크의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연다. 버르 토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아내 디타 파스토리를 위해 작곡한 유작으로, 미완으로 남은 마지막 열일곱 마디는 그의 제자 티보르 셰를리(Tibor Serly)가 남겨진 스케치를 바탕으로 완성했다. 이전 피아노 협주곡들에서 두드러졌던 날카로운 불협화음과 강렬한 타악기적 리듬에서 벗어나, 버르토크 말년의 부드럽고 투명한 음향과 내밀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곡가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이 작품은 현대적 어법 속에서도 따뜻한 서정과 인간적인 온기를 품고 있다. 에마르의 치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해석은 작품이 간직한 섬세한 표정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레퍼토리에 대한 탁월한 해석력을 지닌 수산나 멜키와 복잡한 현대음악을 명료하고 생생하게 풀어내는 세계적 피아니스트 에마르가 만나 버르토크 말년의 고요한 서정과 정교한 음악 세계를 펼쳐낼 것이다. 


후반부를 장식하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 ‘그레이트’는 단순히 규모가 큰 교향곡이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선율과 넓은 호흡, 자연을 닮은 생명력은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를 연상시킨다. 첫 호른의 울림에서 시작된 음악은 숲길을 걷듯 유려하게 이어지고, 마침내 거대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완성한다.  쉼 없이 이어지는 리듬과 풍성한 선율, 거대한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고전주의적 균형과 낭만 주의적 상상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작곡 당시 작품의 방대한 규모와 연주상의 난이도로 인해 생전에는 연주되지 못했으나, 슈베르트 사후 약 10년 뒤 로베르트 슈만이 유작을 발견하고 펠 릭스 멘델스존의 지휘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슈베르트가 남긴 마지막 교향곡은 그의 삶을 넘어 이후 낭만주의 음악의 방향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수산나 멜키는 슈베르트 음악에 대해 그는 “가장 슬픈 순간과 인간의 고통이 가장 아름다운 장조 화성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모순이 음악을 더 감동적이고 깊이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명석한 리더십과 섬세한 해석력을 지닌 수산나 멜키가 서울시향과 함께 펼쳐낼 슈베르트의 장대한 음악적 여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버르토크와 슈베르트를 통해 음악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위로하고 기억하는지를 들려준다. 한 사람은 시대의 격랑 속에서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끝없는 선율로 인간 정신의 자유를 노래했다. 그 두 세계를 잇는 중심에는 수잔나 멜키의 절제된 통찰과 서울시향의 탄탄한 앙상블이 자리한다.


예술은 언제나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번 무대는 화려한 기교보다 작품이 품은 시간과 감정의 결을 천천히 따라가며, 클래식 음악이 오늘의 우리에게 건네는 깊은 울림을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 공연개요 > 

공 연 명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① ② 

일시/장소 2026. 7. 23.(목)-24.(금), 19:30 / 롯데콘서트홀 

 

프로그램 

-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제3번 Bartók, Piano Concerto No. 3, Sz 119, BB 127 

- 슈베르트, 교향곡 제9번 ‘그레이트’ Schubert, Symphony No. 9 in C major, D 944, ‘The Great’

 

 출 연 진 

(지휘) 수산나 멜키 Susanna Mälkki, Conductor (피아노) 피에르로랑 에마르 Pierre-Laurent Aimard, Piano 보도자료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제니김 문화예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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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공연#수산나멜키#슈베르트그레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