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25 ] 화접쌍폭도_남계우

이 작품은 조선 후기 대표 화가이자 나비 그림의 대가로 불리는 남계우의 '화접쌍폭도'이다. 두 폭으로 이루어진 그림에는 꽃과 나비가 노니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싱그러운 나뭇잎과 꽃들이 어우러진 주변으로 덩실덩실 날아드는 호랑나비와 누에나방, 그리고 나무줄기에 앉은 매비가 나비가 화폭에 균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오른쪽 화폭에 『 藤花蜼無十分艶治 香可以引好蜨 蔭可以覆靑蟬 奇馥雅趣 自是群芳中 指不多屈 (등화유무십분염치 향가이인호접 음가이복청선 기복아취 자시군방보중 지불다굴) 』라는 "등나무 꽃은 비록 아주 곱거나 화려하지는 않으나, 그 향기로는 아름다운 나비를 불러들일 수 있고, 그늘로는 푸른 매미를 덮어줄 수 있다. 그 기이한 향기와 아취는 스스로 많은 꽃 가운데서 꼽힐 만하여 (다른 꽃에 비해) 꿇리지 않는다."라고 해석되는 화제가 적혀 있다.
남계우는 평생 동안 나비와 꽃 그림을 즐겨 그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극도의 사실주의로 그려진 그의 나비 그림은 단순한 장식화를 넘어 생물도감 수준의 정교하고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이 있다.
그는 약 37종의 나비를 암수 구별이 가능할 정도로 비 날개의 비늘 광택, 주홍색 반달무늬, 털 비늘까지 정교한 세필(細筆)로 묘사한 그의 나비 그림들은 심지어 근대 생물학자 석주명 박사가 그의 그림을 연구 자료로 활용할 정도였다고 한다.
남계우 화가는 사대부 출신 문인 화가임에도 불구하고, 화원 화가들이 주로 사용하던 섬세한 공필 채색 기법을 사용하여 화려하고 장식적인 효과를 극대화했고 다양한 종류의 꽃(모란, 나리, 패랭이, 국화 등)과 함께 여러 마리의 나비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꽃밭의 자연스러운 정경을 연출했다.
그는 조선 말기 사실적이면서도 장식성이 강한 화풍을 이끌었으며, 당시 유행하던 민화의 소재와 결합하여 높은 인기를 얻었다.
우리의 민화에서 나비는 기쁨, 즐거움, 금슬 좋은 부부애를 상징하며, 한자음 '나비 접(蝶)'과 '장수할 질(耋)'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장수(80세 이상)를 의미하기도 하며, 나비는 화려한 꽃과 함께 그려져 남녀 간의 화합과 가정의 평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서양에서 나비는 부활, 영혼, 변화, 새로운 시작 등을 상징하며,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때로는 죽음이나 불운의 경고를 나타내기도 한다. 나비가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하는 과정은 죽음을 거쳐 다시 태어나는 부활을 의미하며,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은 영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