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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그윽한 향기, 조계사가 대취하다 - 시조의 날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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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조시인협회 주관 제21회 시조의날 기념식 성료
기념식 단체사진
제21회 시조의날기념식 단체사진  [사진 : 김선호 시인]

민족혼을 깨우는 역사의 장정 앞에 예우를 갖추는 걸까, 며칠째 퍼붓던 장맛비가 멈췄다. 이글거려 덥긴 해도 모처럼 만에 비친 햇살이 고운 725, 조계사는 시조의 향기로 그윽했다. 시조시인과 하객 등 150여 명의 인파가 뿜는 열기와 어우러지며 곳곳이 장관이었다.

정용국 이사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정용국 이사장  인사말  [사진 : 김선호 시인]

사단법인 한국시조시인협회가 주관하는 21회 시조의 날기념식은 정용국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무슨 무슨 문학상이나 지원금에 집착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시조의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호소에  좌중의 가슴은 초반부터 뜨끔했다. 김민정 한국문협부이사장의 시조 헌장 낭독에 이어 축사를 맡은 김문억 시인은, ‘시조가 민족시라고 해서 보수적으로만 접근하면 안 된다며 인터넷 등 문명 기기와 결합하여 외연을 확장하고 사설시조의 가치도 재조명하자고 역설했다.

<올해의시조집상>시상식
<올해의시조집상>시상식 [사진 : 김선호 시인]

이어 열린 <올해의시조집상> 시상은 기념식의 백미였다. 김승봉·김종빈·김진숙·문무학·박정호 시인 등 다섯 명의 선정 경위는 노창수 시인이 소개했다. <올해의시조집상>은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50명이 각각 5권씩의 시조집을 추천하여 다득표순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문무학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시조를 빛내는 한글, 한글을 빛내는 시조를 짓기 위해 기꺼이 시조와 한글의 중매쟁이로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동시조문학상>에 신진경, <동시조신인문학상>에 김응기·홍명순, <시조미학신인상>에 김은성·조영환·김미라·박윤성·최대건 시인이 수상하는 등 풍성한 잔치가 열렸다.

이종문 시인
이종문 시인  [사진 : 김선호 시인]

대미를 장식한 건 이종문 시인의 특강이다. ‘난해의 시대! 쉽고 깊이 있는 시조를 생각함이라는 주제부터 관심을 끈다. 난해시 등장 원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때라며, 쉽고 깊이 있는 시를 쓰자고 제안했다. 그런 사례 시편들을 여럿 소개하면서 정수자 시인의 「슬픈 편대」에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렀다. ‘허공을 찢으며 우는 기러기 떼 발톱이여/ 멀건 국물에 뜬 노숙의 눈발이여/ 한평생 오금이 저릴 저 강변의 아파트여’. 이렇게 딱 세 줄의 감탄형 문장을 배치하여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과 현실을 압축했는데, 어려운 비유나 상징 같은 수사를 배제하고도 깊은 사색을 유도하는 명작이다, 이런 방향으로 함께 가자는 제안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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