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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트센터, 아트테크 사기 의혹 중심에 서다― 수백억 원대 피해 발생
종합/공지
[KAN: Focus]

서정아트센터, 아트테크 사기 의혹 중심에 서다― 수백억 원대 피해 발생

김정은 기자
입력
미술계 신뢰 흔드는 ‘아트테크의 그림자’

서정아트센터, 아트테크 사기 의혹 중심에 서다

― 수백억 원대 피해 발생… 미술계 신뢰 흔드는 ‘아트테크의 그림자’


서울 강남의 중견 갤러리로 알려진 서정아트센터가 최근 대규모 아트테크 사기 의혹에 휘말리며 미술계와 투자 시장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예술과 재테크의 만남’을 표방하며 고수익을 약속했던 투자 상품이 사실상 폰지 사기 구조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피해자 수는 300명을 넘어섰고 피해 금액은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정아트센터 


아트테크의 명분, 고수익의 유혹


서정아트센터는 2015년부터 미술품을 활용한 투자 상품을 판매해왔다. 투자 방식은 단순하고 매력적이었다. 투자자가 미술작품을 구매해 센터에 1년간 위탁하면, 센터는 이를 전시·홍보·협찬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자에게는 매달 0.8~1%의 수익금을 지급했다. 계약 종료 시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센터가 재매입해 원금을 보장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이러한 구조는 예술에 대한 애정과 재테크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충족시키며, 특히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최소 투자금은 3,000만 원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었고, 수억 원을 투자한 ‘큰손’ 투자자들도 다수 존재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사기 의혹


그러나 2025년 5월, 서정아트센터는突如 수익금 지급을 중단했다. 대표 이모 씨는 “국세청 세무조사로 인해 6월 30일에 일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들의 고소가 이어졌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정아트센터 본사와 대표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는 300명 이상이며, 피해 금액은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정아트센터는 55억 원의 세금을 체납 중이며, 대표 개인도 70억 원 이상의 체납액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폰지 사기 구조의 전형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폰지 사기 구조를 따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실질적인 미술품 유통이나 수익 창출은 부실하거나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술품의 가치 평가와 유통 구조가 불투명한 점, 그리고 아트테크 상품이 금융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는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를 키운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술계의 충격과 반응
 

서정아트센터는 단순한 투자 플랫폼이 아닌, 다수의 전시와 작가 지원 활동을 병행해온 중견 갤러리로서 미술계 내 신뢰도가 높았던 곳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투자 사기를 넘어, 예술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갤러리K, 지웅아트갤러리 등 과거 유사한 사건들과 달리, 서정아트센터는 훨씬 이른 시기부터 활동해온 만큼 피해 규모와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제도적 공백과 투자자 경각심


이번 사건은 아트테크 시장의 제도적 공백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술품 조각투자, 위탁 전시 수익 모델 등은 금융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금융감독원의 감시를 받지 않는다. 이로 인해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부재한 상태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한 사기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술을 빙자한 고수익 보장 상품은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며, “작품을 사면 이자를 드립니다”라는 문구는 예술이 아닌 금융 사기의 언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술과 금융의 경계에서
 

서정아트센터 사태는 단순한 갤러리의 몰락이 아니라, 아트테크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를 상징한다. 예술과 금융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그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있다.
 

예술이 투기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감시와 투자자 교육, 그리고 미술계 내부의 자정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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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