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벤트
전시

서수연 개인전 ‘Blooming Together’ 개최… 감정의 깊이를 지나 함께 피어나는 시간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수정
10월 2~11일 스페이스 나무 갤러리 오로라… ‘연대·포용·치유’의 감정을 회화와 자수로 풀어내

“기어이 피어날 당신과 함께 새로운 봄을 마주하기를”

 

깊고 복잡한 감정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나는 인간의 내면을 그려온 서수연 작가가 일곱 번째 개인전 《Blooming Together》를 선보인다.

서수연 제7회 개인전 《Blooming Together》 포스터

전시는 오는 2026년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경남 양산시 스페이스 나무 갤러리 오로라에서 열린다.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의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수연은 이번 전시에서 한 개인의 감정이 타인과의 관계와 연대, 때로는 홀로 견뎌야 하는 침묵의 시간을 거쳐 어떻게 새로운 생명력으로 피어나는지를 바라본다.

 

깊은 감정의 뿌리에서 피어나는 ‘Blooming Together’

 

전시 제목인 ‘Blooming Together’에는 단순히 ‘함께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넘어선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일에는 이해와 포용이 필요하고, 자신만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때로 홀로 견뎌야 하는 시간이 요구된다. 작가는 그 모든 과정을 ‘피어남’이라는 언어로 바라본다.

 

서수연은 작가노트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평온을 단순히 아무 일도 없는 상태로 보지 않는다. 누군가를 온전히 안아주는 치열한 포용의 결과이거나,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 오랜 시간 뿌리를 내리고 버텨낸 끝에 찾아오는 순간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꽃’은 단순한 자연의 소재가 아니다. 삶의 시간을 견뎌낸 존재이며, 감정의 상처를 통과한 이후에도 다시 일어서려는 인간의 모습에 가깝다. 작가는 “그 시간을 거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꽃을 가꾸는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와 울림으로 가닿기를 바란다”며 “기어이 피어날 당신과 함께 새로운 봄을 마주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한다.

 

감정의 얼굴, 그리고 서로를 향해 뻗어가는 생명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작품 〈Blooming〉(72.7×60.6cm, embroidery and acrylic on canvas, 2026)은 서수연의 작업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Blooming_72.7x60.6cm_embroidery and acrylic on canvas_2026

짙은 녹색의 화면 위에 자리한 인물은 절제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본다. 얼굴 주변에서는 흰색과 금빛의 식물 형상이 좌우로 번져나가며 마치 한 사람의 내면에서 감정이 꽃처럼 피어나는 순간을 연상시킨다. 아크릴 회화에 자수의 물성을 결합한 작품은 평면을 바라보는 경험을 넘어 손으로 한 땀씩 축적한 시간의 감각까지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또 다른 작품 〈Nest〉(118.9×84.1cm, acrylic on canvas, 2026)에서는 서로 몸을 감싸 안은 두 인물이 등장한다. 울창한 잎 사이에서 몸을 포갠 모습은 안식처와 보호, 관계와 포용이라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한층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개인의 감정을 다루면서도 작품이 자기 안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수연의 인물들은 고독하지만 완전히 단절돼 있지 않다. 시선과 손, 꽃과 잎, 포옹과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화면 밖의 다른 존재를 향해 나아간다.

 

“가만히 보되, 살피듯이 보는 것”

 

이번 전시 평론을 맡은 신용철 큐레이터는 서수연의 작업을 ‘감정의 길, 감응의 곳 사이 함께 피어나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는 서수연의 작품이 개인 내면의 감정에 머물지 않고 감상자의 경험과 만나면서 새로운 ‘감응의 지평’을 형성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단순히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보되 살피듯이 보는 ‘보살핌’의 태도”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예술세계와 생활세계, 창작자와 감상자 사이에 존재하던 경계가 느슨해지고 서로의 감정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Blooming Together’의 ‘Together’는 물리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혼자 견딘 시간도, 누군가의 손을 잡고 통과한 시간도 결국 서로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당신은 어떤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는가”,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가”라는 조용한 질문을 관람객에게 건넨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확장해 온 서수연

 

서수연은 부경대학교에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영산대학교 문화예술대학 초빙교수,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전속작가, (사)부산디자인협회 국제교류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수연 작가

2026년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에서 열린 〈경계를 지우다: 비언어 교환일기〉를 비롯해 2025년 개인전 〈PROMPT: CODE OF EMOTION〉, 〈TRACES OF EMOTION〉 등을 선보였다. 중국 신웅산미술관에서 열린 제7회 앙데팡당 KOREA ART FESTIVAL with CHINA, 프랑스 파리 루브르 카루젤의 Art Shopping Paris, BFAA 국제아트페어 등 국내외 개인전과 국제·그룹전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현재까지 개인전 6회, 국제전 및 그룹전 70여 회에 참여했다.

 

그의 작업에는 디자인에서 출발한 절제된 선과 화면 구성, 상징화된 인물, 그리고 감정을 시각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태도가 일관되게 이어진다.

 

이번 《Blooming Together》는 그러한 작업의 흐름이 ‘연대’와 ‘포용’, ‘치유’라는 보다 넓은 관계의 문제로 확장되는 전시다. 화려하게 꽃이 피어난 마지막 순간보다 그 꽃이 피어나기 위해 견뎌야 했던 보이지 않는 시간을 바라보는 전시. 서수연은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지금은 아직 보이지 않더라도, 삶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피어나고 있다고.

 

전시 개요

전시명: 서수연 제7회 개인전 《Blooming Together》
전시기간: 2026년 10월 2일(금) ~ 10월 11일(일)
전시장소: 스페이스 나무 갤러리 오로라
주소: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초산리 84-1
관람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휴관: 매주 월요일
작가: 서수연(Seo Suyeon)
글·평론: 신용철(시골큐레이터)
주최·주관: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 2026년 전속작가 지원사업
문의: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051-527-8196

KANN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kanlimmtaik/224422290066

임만택 전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