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NAC 개막작, 인 최의 《목회자의 아들》 호평… 이민 2세의 삶과 정체성 조명
[ 캐나다 오타와=코리아아트뉴스 강영자 기자] 캐나다 오타와 국립예술센터(NAC) 영어연극 2026–2027 시즌의 첫 문을 여는 무대로, 극작가 겸 배우 인 최(Ins Choi)의 자전적 음악극 《목회자의 아들》(원제: Son of a Preacherman)이 올라 현지 관객과 평단의 열띤 호평을 모으고 있다.
퍼시픽 극단(Pacific Theatre)이 제작한 이번 작품은 예술과 신앙, 그리고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이라는 다층적 화두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솔하게 풀어냈다. 현지 예술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시즌 전체의 미학적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은 수작”이라는 찬사가 이어지는 중이다.

■ 목회자 가문의 소명과 이민 2세의 고뇌가 빚어낸 무대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김스 컨비니언스》의 창작자로 잘 알려진 인 최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보다 은밀하고 깊은 자전적 고백을 건넨다. 대를 이어온 목회자 가문에서 자란 그는, 어머니가 자신을 신에게 바치기로 서원하며 잉태했다는 사연이 어린 시절 거스를 수 없는 숙명적 소명이이자 무게감으로 다가왔음을 단정하게 반추한다.
극은 가족이 캐나다로 이주하기 전,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격랑 속 남북한에 닿아 있던 부모와 선대의 삶부터 차분히 복원해 낸다. 인 최는 목회자의 아들이이자 손주로서 겪은 내면의 갈등, 그리고 자신만의 개인적 지향점과 마주했던 주위의 기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아시아계 롤모델이 부재했던 타향에서 이민 2세로 살아가며 주류 연극계의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스스로 펜을 들어 대본을 써 내려간 그의 궤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해외 동포사회와 예술계에 짙은 공감과 울림을 전한다.

■ 유기적인 연출과 무대 아티스트들의 시너지
이번 무대에는 음악가이자 배우인 하늘 이, 벨린다 코르푸스, 유니케 소다르마스토가 함께해 극적 서사에 유기적인 완성도를 더했다. 경쾌한 오프닝 곡으로 시작된 공연은 극이 전개될수록 삶의 본질과 마주하는 선율로 깊어져 관객의 가슴속에 아련한 파동을 남겼다.
공간 연출 역시 시각적 미학을 극대화한다. 종이와 사진이 핀으로 고정된 배경막과 겹겹이 레이어드된 러그, 오래된 가구들이 어우러진 무대는 코미디 클럽이자 예술가의 작업실, 동시에 목회자의 서재라는 복합적 공간을 성찰적으로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배경막 위로 투사되는 실제 가족사진들은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한 세대 간의 유대와 역사를 고요하지만 강렬하게 증언한다.

■ 관객과의 대화 및 희곡집 출간 기념회 성료… 9월 26일까지 공연
한편, 개막 공연 이튿날에는 인 최 작가와 NAC 영어연극 예술감독 니나 리 아퀴노가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Q&A)' 행사가 열려 작품의 깊은 층위에 관한 대담이 이어졌다. 주캐나다 한국문화원과 옥토퍼스 북스의 협력으로 하우스 오브 아낸시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된 희곡집 판매 및 작가 사인회도 현장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오타와 국립예술센터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26일까지 계속된다. 수요일부터 토요일은 저녁 8시, 토요일에는 오후 2시 마티네 공연이 진행되며,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없이 75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