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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작가 초대전, 일상의 기억을 색채의 서사로 풀어내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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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 GALLERY에서 만나는 ‘봄·봄·봄’의 감각과 위로

자연은 때로 한 사람의 마음을 가장 먼저 위로하는 언어가 된다. 스쳐 지나가는 빛, 나뭇잎의 색, 실내를 채운 식물의 생기,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지나간 기억의 잔상까지. 이승희 작가는 그러한 일상의 단면과 자연의 감각을 화면 위에 자유롭고도 풍성한 색채로 풀어내며, 삶의 감정선을 회화적 서사로 전환해 왔다.

이승희 초대전 포스터

오는 2026년 3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 75-5 KH GALLERY에서 열리는 이승희 초대전은 작가가 품어온 감정과 기억, 그리고 자연의 생명력을 한층 따뜻한 색채로 펼쳐 보이는 자리다. 전시명에 담긴 ‘봄·봄·봄’이라는 표현처럼, 이번 전시는 계절의 봄만이 아니라 감정의 봄, 기억의 봄, 다시 살아나는 삶의 에너지를 함께 불러내는 전시로 읽힌다.

ckdans 너머 그곳에는 116.0x112.0 Mixed media on canvas 2026  

이승희 작가의 작품은 정형화된 재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감각적인 회화 언어를 보여준다.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색면, 흘러내리는 물감, 중첩된 드로잉, 이미지의 편집과 확대, 그리고 화면 곳곳에서 살아 움직이는 선들은 단순한 풍경 묘사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작가가 지나온 일상과 내면의 정서를 담아낸 하나의 감정 지도에 가깝다.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지나간 일상이라는 소소하지만 단편적인 소재를 가지고 삶의 단면을 드러내 감정의 선을 컬러로 통제 없이 표현하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작품 속에는 정원 같은 실내, 식물과 빛, 자유롭게 번지는 색채, 그리고 기억의 파편처럼 떠오르는 상징적 요소들이 화면 전체를 유기적으로 채운다. 이는 전통적인 회화법보다는 자연의 움직임과 감각을 따라가며 시각적 즐거움과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전달하려는 작가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작가는 자연이 뿜어내는 색채와 촉감, 자신만의 소리까지도 회화 안으로 끌어들이며, 묽은 흰색 물감의 흘러내림을 통해 아련한 추억과 기억의 잔상을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감정의 기억과 잔상 116.0x112.0 Mixed media on canvas 2026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특히 밝고 다채로운 색감이 인상적이다. 초록과 노랑, 분홍과 파랑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며 형상과 감정을 동시에 드러내고, 식물과 사물, 공간은 현실의 장면인 듯하면서도 꿈속 풍경처럼 변주된다. 어떤 화면은 일상의 공간을 닮았고, 어떤 화면은 내면의 무의식이 펼쳐지는 정원처럼 다가온다. 이처럼 이승희 작가의 회화는 구체적인 재현과 추상적 감각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겹쳐보게 한다.

 

작가는 또 다른 작품에서는 여백을 의도적으로 두고, 실크스크린의 자유로운 드로잉 감각을 회화 속에 끌어들여 반전된 현실과 기억의 형상을 재현해 보았다고 밝힌다. 이는 단지 회화적 실험을 넘어, 익숙한 일상 속에서도 새로운 정서와 감각의 층위를 발견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가 주는 인상은 ‘위로’다. 작가는 한가로운 산책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나뭇잎의 컬러가 위로가 되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자신의 그림 역시 힘든 시간 속에 있는 이들, 이별과 슬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삶의 에너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이 고백은 이번 전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화면을 채운 다채로운 색채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관람자의 마음에 건네는 작은 생명력의 신호인 셈이다.

이승희 작가

이승희 작가는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지금까지 개인전 13회, 부스전 및 아트페어 74회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18 Russia Repin Academy Invitation Exhibition, 2015 일본 오사카 공모 특별 초대 개인전, 2011 LA Koreaartist invited exhibition, 스페인 한국문화원 전시, 이탈리아 한국대사관 전시 등 국내외 무대에서 꾸준히 작품세계를 선보여 왔다. 국제미술전 우수상, 단원미술제 우수상, 37회 구상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서울미협회원,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KH GALLERY 초대전은 자연과 일상, 기억과 감정이 만나는 이승희 작가의 회화 세계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눈앞의 풍경을 그리기보다 마음속에 남은 색과 감각을 꺼내어 다시 피워내는 그의 작업은, 봄이라는 계절과도 닮아 있다. 조용히 스며들고, 천천히 번지며, 결국 마음 한편을 환하게 밝히는 힘. 이승희 작가의 ‘봄·봄·봄’은 바로 그런 방식으로 관람객 곁에 다가올 것이다.

 

이승희 Lee Seuing Hee 소개

 

개인전 13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

부스전 & 아트페어전 74

2024 초록우산 문화취약계층 어린이 돕기 애니멀전 (경인미술관)

2022 유기견 돕기 전시 (코엑스)

2020 그린볼환경전

2018 Russia Repin Academy Inwitation Exhibition

2015 일본 오사카 공모 특별 초대 개인전 (일본 SUGallery)

2011 LA Koreaartist invited exhibition

2011 스페인 정열과 옛 영화의 감성전󰡓 (스페인 한국문화원)

2010 󰡒로마의 향󰡓 이탛히아전 (이탈리아 한국대사관 청운당)

2008 현대미술의 원류를 찾아서 (프랑스 베르제즈시문화원 전시관)

국제미술전 우수상

단원미술제 우수상

37회 구상전 우수상

서울미협회원

힌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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