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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초대전 ‘我but他_달과 소나무’…유년의 기억과 기도의 형상이 만나는 ‘달 소나무’ 연작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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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초대전 포스터 / 작가 제공

이동연 작가의 초대전 〈我but他_달과 소나무〉가 아트스페이스_라인 갤러리 특별기획으로 2026년 2월 24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원형(圓形) 화판 위에 달처럼 둥근 화면을 펼치며, 유년의 기억과 삶의 기원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작가만의 서사로 풀어낸다.

도시의 소나무-살아남기,90×90cm,원형캔버스에 아크릴릭, 2024
빛핌2,60×60cm,원형캔버스에 아크릴릭, 2025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 목포 친정집 마당에서 마주했던 외래종 소나무 ‘히말라야시다’의 기억이 놓여 있다. 잦은 가지치기로 구부러진 수형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앉고 눕기 좋은 ‘놀이터’가 되었고, 그 위에서 비둘기 알을 세고 멀리 아버지의 귀가를 바라보던 시간은 소나무를 “가족의 수호신 같은 존재”로 남겼다. 작가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나무를 단순한 자연물의 재현이 아닌, 삶을 떠받치던 상징적 존재로 화면에 다시 불러낸다.

Light1,50×50cm,원형캔버스에 아크릴릭, 2025

작가노트는 ‘달’ 또한 또 하나의 정서적 근원임을 드러낸다. 고교 시절 미술 전공을 선택하며 집안의 반대를 무릅썼던 시기, 늦은 밤 귀가하던 길목에서 작가는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며 간절한 기원을 되뇌었다. “합격하게 해달라”는 절박함과 다짐이 반복되던 그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 ‘달 소나무’라는 형상으로 결합되어 화면 속에 자리한다. 작가는 원형 화판에 그려 넣은 달과 소나무가 “간절했던 목표와 기원이 어우러진 마음속 소망의 상징”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 빛을 더하지 않고,31×31cm,도판에 청화안료,1250도 무시유소성, 2023
아름들이,31×31cm,도판에 청화안료,1250도 무시유소성, 2023

작업 과정 또한 ‘기도’에 가까운 수행성을 띤다. 작가는 정갈한 선묘로 인물(자화상 같은 존재)을 풀어내기 전, 혹은 마음이 복잡할 때면 솔잎을 반복해 쌓아 올리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정돈한다고 고백한다. 도시에서 간신히 버티며 견뎌내는 소나무의 형상은 어느새 작가 자신의 모습,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도 결국 치고 올라가는 우리의 삶과 닮은 은유가 된다. 특히 어느 날 태풍에 스러져 고사해버린 소나무에 대한 그리움은, 심란한 날마다 작가를 다시 둥근 화판 앞에 서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전시가 열리는 아트스페이스_라인 갤러리(라인 컬렉션)는 압구정역 인근에서 ‘특별기획’ 전을 통해 동시대 작가들의 서사와 매체 실험을 소개해 왔다. 이번 이동연 초대전은 거창한 이벤트보다 작품 자체의 서사와 밀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별도의 오프닝 행사는 생략되며, 관람객은 조용히 화면 속 ‘달’과 ‘소나무’가 품은 기억의 결을 따라가며 각자의 내면에 잠든 소망과 기도의 언어를 마주하게 된다.

 

전시 안내

 

전시명: 이동연 〈我but他_달과 소나무〉 초대전

기간: 2026.02.24 ~ 2026.03.31

장소: 아트스페이스_라인 갤러리(라인 컬렉션)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152, 106~107호

오시는 길: 3호선 압구정역 5번 출구 인근

오프닝: 별도 오프닝 행사 없음

 

이동연 (DongYeon, LEE) 작가 소개

이동연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50여 회의 개인전과 500여 회의 단체전을 통해 독창적인 ‘신(新)미인도’ 시리즈를 선보여 왔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동아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그녀의 작품은 전통 회화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의 사회상을 날카롭고도 아름답게 포착해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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