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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문화예술공간, 예술교육으로 다시 살아나다
종합/공지
[KAN: Focus]

[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문화예술공간, 예술교육으로 다시 살아나다

최준식 기자
입력

 

  저는 20년전 공공예술조직에 입직하면서 처음 했던 직무가 ‘예술교육’이었습니다. 출판협회 산하 교육기관에서 전문 출판인양성과 시민 독서진흥교육을 추진하였고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예술교육기관 창립멤버로서 직장인, 주부, CEO, 교사, 탈북민, 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을 위한 감상형, 실기형 예술교육을 프로그래밍하고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국립예술단체 부서장을 하고 있지만 예술교육 사업은 제가 항상 먼저 추진하고 싶고 예술교육의 가치를 알기에 우리나라 예술교육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북인스티튜트는 출판인력양성과 함께 독서진흥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다.

  요즘은 문화예술공간을 중앙정부나 지자체 공공예술조직에서 많이 조성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술공간에 방문객을 높이기 위해 예술조직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이 예술교육입니다. 예술공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저는 예술교육이 훌륭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공간에서 관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예술교육이 타당한 이유는 첫째, 예술교육은 예술공간에 관객이 참여하는 ‘진입문’역할을 합니다. 예술교육은 관람 중심의 수동적 관객을 참여 중심의 능동적 참여자로 전환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통로입니다. 특히 예술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에게도 친숙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공간과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세종예술아카데미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세종문화회관에 예술교육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둘째, 공간의 의미를 예술교육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술교육은 예술공간의 역사, 맥락, 기능을 창작이나 표현, 대화의 방식으로 풀어내어 방문객에게 단순한 장소를 넘어 ‘경험의 장’으로서 공간을 인식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공간에서 예술교육으로서 시민의 예술 창작 가능성을 넓힐 수 있습니다. 예술교육을 통해 참여자들이 직접 콘텐츠 생산에 관여하면서 공간 안에서 ‘관람자’에서 ‘창작자’로서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예술공간에서 예술을 이해하면서 공공성, 지속가능성, 공동체성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술교육의 긍정적 효과를 이해하고 예술교육프로그램으로 예술공간에서의 실질적인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예술교육으로서 공간과 시민을 예술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여자의 예술이해도를 높여 관객 개발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예술 공간이 활성화되는데도 기여합니다. 부가적으로 예술공간에서 예술교육이 세대 간 소통 플랫폼의 역할이 되면서 예술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도구로서 예술교육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 예술공간의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유형별로 설명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첫째, 예술교육이 공연과 전시를 연계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될 수 있습니다. 작품 감상 후 직접 예술창작으로 이어지는 실기형 교육으로, 무대 체험이나 의상 제작, 스토리 창작, 공연포스터 디자인 등의 과정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둘째, 예술 비평이나 기획형 프로그램으로 예술교육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공연이나 전시 관람 후 관객의 생각을 글이나 이미지, 퍼포먼스로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공연 리뷰쓰기 교실, ‘나만의 전시 큐레이션’과정, 공연 대본 리딩 클럽 등을 색다른 프로그램을 런칭할 수 있습니다.

 

  셋째, 커뮤니티 협업형 프로그램을 들 수 있습니다. 지역주민, 공동체가 예술인과 함께 공동으로 예술 창작을 수행하는 내용입니다. 마을연극교실, 지역 역사 스토리텔링, 주민합창단 등 일종의 ‘시민예술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예술공간을 기반으로 작가, 안무가, 작곡가 등과 함께 시민이 함께 창작 실습을 하며 일종의 ‘창작워크샵’의 성격의 프로그램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넷째, 예술공간을 탐구나 탐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술공간을 주제로 예술을 탐색하고 표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건축 투어에 드로잉 워크숍을 접목하거나 공간의 소리를 듣는 오디오워크, 숨겨진 장소를 찾는 공간 탐험극을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을 야외 공간으로도 확장할 수 있고 마을을 산책하며 시를 쓴다던가 하는 내용도 접목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조성되는 당인리 문화발전소의 활성화를 위해 참여형 예술교육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공간은 단순한 소비 중심의 공간이 아닙니다. 관객 입장에서 예술공간을 소비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예술공간을 운영하는 예술조직은 특별히 시간을 내 예술공간을 찾는 관객에게 정말 ‘예술’을 전달해 줘야 합니다. 단기적인 관람을 넘어 관객과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유도하고, 시민 누구나 공간을 통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가와 시민, 공간이 예술로 순환할 수 있는 생태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문화예술공간이 예술교육을 통해 예술로서 참여와, 창작,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민 공동체의 무대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예술경영전문인, 공공예술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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