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벤트
전시

《컨템포러리 색면추상의 변주》 - 디터발처, 임소아 2인전 - 갤러리소헌

류우강 기자
입력
여러 색면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경쾌한 시각적 리듬 대구 갤러리소헌, 9월 7일 ~ 23일

대구 대봉동 갤러리소헌에서 9월 7일부터 23일까지 열리고 있는 전시 《컨템포러리 색면추상의 변주》는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현대미술 작가 디터 발처임소아의 작업을 한 공간에서 조우하게 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예술적 출발점을 지니고 있지만, 색과 기하학적 형태라는 공통의 조형언어를 통해 독창적인 변주를 만들어낸다.
 

색과 구조의 긴장 ― 디터 발처
 

발처는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구체미술과 기하학적 추상의 전통을 이어왔다. 그는 MDF를 절단·결합해 기하학적 구조를 만들고, 그 위에 특수 컬러 필름을 입힌다. 이때 색은 단순히 표면을 덮는 장식이 아니라, 구조의 질서와 어긋나며 새로운 공간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독립적인 조형언어로 작용한다.
 

디터 발처 , Xeox, 18_2, 100×100×6.5cm

그의 작업은 엄격한 기하학적 질서와 선명한 색채의 대비 속에서 리듬과 역동성을 만들어낸다. 관람자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 색면은 서로 다른 깊이와 공간감을 드러내며, 구조와 색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각적 긴장을 경험하게 한다. 발처는 개인적 붓질의 흔적을 배제하고 산업적으로 생산된 필름을 활용함으로써, 관람자의 시선을 오롯이 색과 형태, 구조와 공간의 관계에 집중시킨다.

 
디터 발처, Popup_22-2 (side) 101×101×3.5cm, MDF, Farbfolie Fibreboard

삶과 감정을 담은 색면 ― 임소아
 

임소아는 독일 함부르크를 기반으로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해 온 작가로, 수직과 수평, 사각형과 색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색면추상 회화를 발전시켰다. 그녀의 화면에는 불필요한 서사가 제거되고, 가장 완전한 형태로 바라보는 사각형과 색만이 남는다.

 

임소아, Aileen-2, 50×50cm, acylic on canvas, 2022

 

임소아에게 사각형은 단순한 도형을 넘어 질서와 완전성, 영원성을 향한 동경을 담아내는 조형언어이다. 반복된 붓질과 색의 중첩을 통해 매끈하고 정제된 색면을 완성하며, 색의 조합과 조율 속에서 화면은 깊이와 공간감을 획득한다. 이러한 색면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은유적으로 환기한다.
 

임소아 O.T 100x120cm Acrylic on canvas 2017

그녀의 기하학적 화면은 도시와 인간의 삶, 내면의 감정과 정신적 세계를 반영한다. 대도시의 구조와 인간관계는 수직과 수평, 사각형과 색으로 환원되어, 겉으로는 엄격한 질서 속에서도 삶의 사유와 긍정적 에너지가 담겨 있다. 작품 제목에 사용된 라틴어 ― ‘Lux(빛)’, ‘Spatium(공간)’, ‘Optatum(소망)’ ― 역시 이러한 태도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같은 언어, 다른 변주
 

두 작가는 모두 색면과 기하학적 질서를 탐구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발처는 구조와 재료에서 출발해 색으로 공간을 재구성하고, 임소아는 도시와 인간의 삶을 색과 형태로 정제한다. 발처는 필름을 사용해 개인적 제스처를 제거하는 반면, 임소아는 수차례 붓질을 반복하면서도 흔적을 지워내어 완전한 색면을 구축한다.
 

《컨템포러리 색면추상의 변주》 전시 장면 [갤러리 소헌 제공]

결국 두 작가는 서로 다른 과정에도 불구하고, 색과 면, 형태 그 자체가 가진 힘을 전면에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색과 기하학이라는 공통의 언어가 어떻게 서로 다른 경험과 태도를 만나 새로운 형태로 변주되는지를 보여준다. 관람자는 작품 속에서 추상미술의 순수한 조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색이 전달하는 경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경험하게 된다.

 

《컨템포러리 색면추상의 변주》는 9월 23일까지 갤러리소헌에서 열린다. 문의: 053-426-0621 (토요일 사전예약, 일요일 휴관)

share-band
밴드
URL복사
#겔러리소헌#임소아작가#디터발처#댜구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