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의 수필 향기] 현존 안에서 만나는 신 - 성민선
기원전 5세기 노자가 <<도덕경>>에서 말했다.
"성인聖人은 문제를 문제로 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문제를 문제로 알기만 하면 그로써 문제가 없다."
그런데 문제란 것이 무엇이던가. 그 답을 20~21세기 세계 최고의 정신적(영적) 스승으로 추앙되고 있는 에크하르트 톨레(Eckhart Tolle, 1948~)에게서 찾아보았다. 그의 대표적 저서인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그리고 그의 사회적 관계망SNS을 통해서이다.
그는 문제란, "지금 당장 행동을 취할 진짜 의도나 가능성도 없으면서, 하나의 상황에 빠져서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가 무엇이든,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의식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깨어 있으며 인간의 내면에 갖춰져 있는 '존재' 즉 본질에 연결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나 미래라는 시간의 차원을 초월한다. 과거와 미래 사이의 틈새에 존재하는, '끝이 없는timeless' 영원이다. 내면에 눈을 돌려 참 자기를 바라 볼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고 의식을 깨달음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자기 운명의 방향도 정할 수 있다.
톨레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의 현존 안에서 만들라 한다. 밖에서 신을 찾지 말고 이미 자기 안에 있는 신을 만나라고 한다. 현존은 에고의 작용인 산란한 마음과 끊임없는 생각들을 내려놓고 고요stillness에 머무는 것이다. 고요의 자리는 생각이 멈춘 자리이고, 우주 속에서 하나인 원천(生命)과 이어진 넓은 허공이며 자유와 평화가 깃든 곳이다. "고요는 신의 언어"이며 고요 속에 신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의 순간을 통해서만 생명 그 자체의 힘에 다가갈 수 있다"며, 당신이 현재의 순간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순간 신은 당신의 삶에서 더 이상 실체가 아닌 게 되고, 신이란 머릿속 개념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은 형상 없는 의식이며, 당신 자신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느 종교, 어느 신이나, 어느 믿음도 배척하지 않고 하나의 진리 속으로 포용한다. 그에게 진리란, 원래 원천source이 하나의 생명체인 전체적 우주에서 인간의 '존재', 즉 본질(본성, 불성, 자성)은 우주와 한 뿌리이며 하나의 전체 속에서 삼라만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뜻한다. 아무리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연은 없고 모두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각 개인은 내적으로 무한한 내면의 공간을 갖는 소우주이며, 모든 소우주는 무한한 공간을 갖는 큰 우주에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톨레는 현존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이 하나의 실재entity이며, '있는 그대로' 진실임을 볼 수 있고 개인이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삶과 지구라는 행성에서 모든 사람의 살아 있는 의식이 활짝 깨어나기를 기원한다.
톨레가 가르쳐주는 현존에 들어가는 방법의 하나가 '내맡김'이다. 내맡김은 '존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으로, 자신이 의식하고 생각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인 '지금'의 힘으로 일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 받아들이며 저항하지 않는 것이다.
상황에 대해... 단지 느껴지는 감각을 알아차린다. 일어나고 있는 일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의식적으로 깨어 있는다. 내맡김(혹은 항복이라고도 한다)은 고통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하나가 됨으로써 고통이 사라지게 하는 방법이다... 현실의 있는 그대로가 진실이라는 것을 새롭게 배우게 된다.
현존의 모습은 각자 연출할 수 있다.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호흡을 가다듬거나 명상, 참선을 한다... 생각을 내려놓는다... 어느덧 생각의 흐름이 끊기었거나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지면 내면의 공간이 열린 것이다. 마치 하늘의 공간을 보듯 나와 생각 사이에 틈이 생기고 그 자리가 고요의 자리다.
톨레가 말하는 깨어 있는 행동의 세가지 방식은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이다. 이 세가지 방식은 바로 현존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열쇠이며, 삶의 모든 순간에 나타나는 신의 살아있는 실체이다.
현존의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은 곧 내 안에 계시는 신의 얼굴이고 내가 신과 하나라는 증표에 다름 아니다. 톨레의 신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의식이 깨어 있는 동안 늘 나와 함께하며 어딜 가든 동행하는 신, 이른바 현존現存 안에서 만나는 신이다. 고요한 곳에서 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ㅡ 성민선의 '현존 안에서 만나는 신' 중에서

[수필 읽기]
에고는 이제껏 자기로 살아온 방식이다. 에고는 마음의 주인이 되어 마음 속을 휘젓고 다닌다. 에고는 고요를 방해하고 의식의 깨어남을 가로막고 있다. 생각이 내가 아닌데, 마치 생각이 자기인 것처럼 마음속의 에고가 앞장서 왔다. 에고는 실체가 없는 과거나 미래의 형상에 자신을 동일시하며, 고요를 방해하는 집착의 대상이고 고통의 원인이다.
과거는 현재 지금 그때를 생각하는 이미지일 뿐 실체가 아니다. 그런데 에고는 자기의 정체성을 과거의 이미지에 동일화해서 자기의 판단과 인지의 기준으로 삼아 현재에 당면한 일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기제로 쓰려한다.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 역시 과거의 기준에 따른 환상일 뿐임을 에고는 의식하지 못한다. 에고는 자신을 보호하는 습관적인 무의식의 왕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서 저자의 말은, '지금 이 순간' 의식이 깨어 있어서 늘 어딜 가든 신과 만나라고 말한다. 자신이 현재 의식에 충실하고 있는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고 상황을 잘못 보고 있지는 않는지, 자신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들여다 보라고 한다. 자신의 내면을 고요히 바라볼 때 그 고요 속에 신이 있고, 신과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현존에 들어가는 방법의 하나가, 자신이 의식하고 생각을 조절 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인 '지금'의 힘으로 일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 받아들이며 저항하지 않는 것이다.
'현존의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은 내 안에 계시는 신의 얼굴이고 내가 신과 하나라는 증표와 다름 아니다' 라고 한다.
'지금 이 순간' 이라는 노래가 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나오는 노래, 지금 이 순간 (This is the moment)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 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
지금 내겐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젠 승리뿐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내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This is the moment 지금 이 순간
'지킬 앤 하이드'를 관람하면 이 노래를 듣게 된다. 내용상으로 이 노래는 러브송은 아니며,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바라보고, 진정 자신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살면, 실패나 후회가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순간 순간이 모여 오늘을 만들고, 그 오늘이 모여 미래가 된다.
오늘은 순간의 연속이다.
먼 훗날 후회 없도록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을 바쳐라!"
김영희 수필가, 코리아아트뉴스 칼럼니스트, 문학전문 기자

충남 공주에서 태어남
수필가, 서예가, 캘리그라피 작가, 시서화 ,웃음행복코치,
레크리에이션지도자, 명상가 요가생활체조
<수필과비평> 수필 신인상 수상
신협-여성조선 '내 인생의 어부바' 공모전 수상
한용운문학상 수필 중견부문 수상
한글서예 공모전 입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필과비평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