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49】 소울메이트
소울메이트
김선호
복지관 인터넷 시간 더듬더듬 쪼더니만
아이참 희한하데이 이 그림이 대체 뭐고? 거기 밑에 적혀 있네 고흐라고 안 하드나 그 명작 「별이 빛나는 밤」을 니는 아직도 모르드나 앞에 그 까맨 나무가 죽음을 상징한데이 오른쪽 위는 달이고 아래 흰 게 샛별이라데 자신의 외로운 삶이 그림 속에 담겼다드만 고흐는 한평생이 가난하고 불행했데이 그림 그릴 재료비조차 동생이 댔다드만 생전에 팔린 작품은 한 점뿐인가 그렇다데 테오는 타국에서도 영혼 서로 닿았는지 형이 죽자 반년 만에 그 옆에 와 묻혔다데 두 형제 빚은 생애가 화폭마다 환하다드만 영적으로 연결되면 소울메이트라 부른데이 가치관이 서로 맞고 상대를 이해하고 언제든 어디에 있든 마음이 묶인다드만 내로남불 공화국도 끈끈하게 잇는데이 한솥밥 먹고살며 눈만 뜨면 싸우다가도 그 불상 앞에만 서면 일심동체 합장한데이
통하긴 한가진데 와 저긴 밝고 거긴 어둡노!

빈센트 반 고흐는 수많은 명작만큼 일화도 넘친다. 7살 연상의 미망인 외사촌 누이 코르넬리아에 대한 짝사랑, 자신이 ‘시엔’이라 불렀던 알코올중독자 매춘부와의 동거, 10살 연상 노처녀 마르호트와의 악연, 고갱과의 불화 끝에 자신의 귀를 자른 일, 가슴에 스스로 권총을 발사한 자살 시도 등 이런저런 사건들을 조종하는 발작과 조울증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사회는 물론 가족한테도 환영받지 못한 그에게서 그렇게나 많은 명작이 빚어진 건 다분히 동생 테오 덕분이다. 테오는 형 고흐와 평생 편지로 왕래하며 정신적인 동반자 역할을 했다. 그림 작업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은 물론이다. 그로 인해 부인과의 사이가 나빠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형을 위해 그림을 팔러 다녔다.
심신이 피폐해진 고흐는 밀밭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즉사하지는 않았으나 감염으로 이틀 만에 사망했고, 달려온 테오와 마지막 얘기를 나눴다. 비참한 죽음에 충격받은 태오는 급격히 건강이 악화하여 결국 6개월 만에 형 옆 묻힌다. 이들 형제는 영혼의 동반자, 즉 소울메이트의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소울메이트로 득실거리는 동네가 있다. 같은 정책인데 유불리에 따라 관점이 바뀐다. 내가 하면 로망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 이른바 ‘내로남불’을 추앙하는 면에서는 한결같다. 제안했던 정책조차 처지가 바뀌면 노선을 바꾼다. 광역자치단체 통합 무산을 놓고 여야 공방이 시끄럽다. 사후에야 환한 빛을 본 고흐의 그림처럼 그들도 나중에는 각광을 받으려나?
김선호 시인,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

조선일보 신춘문예(1996)에 당선하여 시조를 쓰고 있다. 시조를 알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에 빠져 판소리도 공부하는 중이다. 직장에서 <우리 문화 사랑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으밀아밀』 『자유를 인수분해하다』등 다섯 권의 시조집을 냈다.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충청북도 지역 문화예술 분야를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