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멈추지 않는다, 이일구 서예가의 서화 세계"
이일구 서예가 개인전 「예술은 멈춘 적이 없다」,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최

한국 캘리그라피와 서예 분야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온 이일구 서예가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인전 「예술은 멈춘 적이 없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 인생을 총망라하는 자리로, 방송 타이틀 디자인부터 문인화, 수묵 산수화, 대나무 그림, 한글서예와 캘리그라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방송 타이틀 디자인의 선구자, 이일구
이일구 서예가는 KBS 공채 11기 그래픽디자이너로 입사해 35년간 방송 타이틀 디자인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용의 눈물」, 「아침마당」, 「인간극장」, 「열린음악회」, 「개그콘서트」 등의 타이틀은 한국 방송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방송화면에서 사용된 원본 디자인과 더불어, 그의 캘리그라피 작업을 정리한 『이일구의 캘리그라피』 출판을 기념하는 특별 섹션도 마련된다.
문인화풍의 대나무 그림, ‘풍죽(風竹)’ 시리즈
이일구 서예가는 동양화 전공자로서 대나무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왔다. 그는 곧고 바른 대나무 대신, 바람과 삶을 견디는 구부러진 고죽(枯竹)을 택해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김대열 동국대 교수는 “그의 대나무는 청풍고절의 상징이 아니라, 풍파 속을 살아낸 현대인의 자화상”이라며, “고담(枯淡)한 화면 속에도 끈질긴 생명력이 녹아 있다”고 평했다.
서예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 세계
이일구 서예가는 ‘서화동원(書畵同源)’의 철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서예와 회화, 전각을 넘나드는 작품을 통해 동양적 미감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는 최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한글서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감성적인 서간체풍의 서예와 회화적 문자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일구 서예가는 후배 캘리그라피 작가들에게 고전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전통 서예의 깊이를 이해해야만 창의적인 캘리그라피가 가능하다”며, “고전 속에서 필법과 조형성을 익히는 것이 현대적 감각을 더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통 서예 작가들에게는 현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한글 서예 캘리그라피가 살아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서예가 단순한 전통 예술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현대적인 감각과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 일정 및 관람 정보
이번 개인전 「예술은 멈춘 적이 없다」는 4월 30일부터 5월 13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며, 방송 타이틀 디자인, 대나무 그림, 자연을 담은 수묵화, 서예 작품, 캘리그라피 출판 기념전까지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일구 서예가의 예술적 철학과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한국 서예와 캘리그라피의 흐름을 조망하는 중요한 자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