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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개관 - 과학과 기술로 유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밝히다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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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 보존과학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10월 28일, 박물관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보존과학센터’를 개관하며,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물 보존과 연구의 미래를 제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 보존과학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10월 28일, 박물관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보존과학센터’를 개관하며,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물 보존과 연구의 미래를 제시했다.

 


첨단 기술 집약된 보존과학센터


총 연면적 9,196㎡ 규모의 보존과학센터는 스마트 원격진단실, 3D 형상분석실, 보존처리실, 비파괴 조사실 등 최신 장비를 갖춘 전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유물의 손상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존처리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보존과학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실과 전문가 회의 및 세미나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학술 교류와 전문성 강화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전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


센터 개관을 기념하여 1층 전시실에서는 특별전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가 내년 6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의 50년 역사를 돌아보며, 과학과 기술,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보존과학의 미래를 조망한다.


전시장에는 1976년부터 현재까지의 보존처리 과정을 보여주는 ‘보존과학자의 방’이 재현되어 있으며, 기록자료와 함께 보존과학의 발전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빛으로 유물을 읽다: 과학적 분석의 현장


전시의 핵심은 ‘빛’을 활용한 유물 분석이다.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엑스선 등 다양한 파장의 빛을 통해 유물의 숨겨진 정보를 밝혀내는 과정을 소개한다. 
 

  • 고구려 개마총 벽화는 다양한 파장 분석을 통해 바랜 색을 복원하고, 원래의 모습을 재현했다.  국보 기마인물형토기는 CT 영상으로 내부 구조를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객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목조여래좌상은 CT 조사부터 복장물 해체까지의 보존처리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보존과학의 실제 작업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100년 만의 복원: 금동신발 디지털 재현

국립중앙박물관이 1924년 경주 식리총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을 3D 스캔, CT, 현미경 등으로 분석해 식리총 금동신발의 원형을 디지털로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만든 재현품.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1924년 경주 식리총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을 3D 스캔, CT, 현미경 등으로 분석해 식리총 금동신발의 원형을 디지털로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만든 재현품. [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1924년 경주 식리총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은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복원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박물관은 3D 스캔, CT, 현미경 분석을 통해 원형을 디지털로 재현하고, 잔편들을 디지털 정합 기술로 결합하여 100년 만에 완전한 형태로 복원했다.

새롭게 밝혀진 주조 성형 방식과 U자형 고리 구조를 바탕으로 제작된 금동신발 재현품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AI와 함께하는 미래 보존과학


보존과학센터는 5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보존과학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 유물의 손상도 측정 및 보존처리 자동화,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모니터링 및 대응 연구
  • 가상 복원, 가치 평가, 원격 진단 등 다중 기능 지원, 원격지원 및 원형복원 기술 강화


이를 통해 박물관은 보존과학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유산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금속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세계 수준의 보존과학 연구 거점으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개관은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지키고 연구해 온 50년의 성과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세계 수준의 보존과학 연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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