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책다락 54] 솔제니찐의 『수용소군도』

●책 소개
197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솔제니찐의『수용소군도』는 지난 100년의 러시아 역사 중에서 가장 잔혹하고 충격적인 부분을 낱낱이 드러낸 책이다. 결국 이 책으로 인해 소비에트 정권의 비도덕적 실상이 내ㆍ외부에 알려지고, 그것이 체제의 붕괴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0세기의 역사를 성찰함에 있어, 그리고 권력이 일반인들의 삶을 파괴하는 문제에 대해 이보다 강력하고 충격적인 참고 자료는 없을 것이다.
수용소군도는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73년부터 1978년까지 쓴 장편 논픽션으로, 소련의 굴라크(강제수용소) 제도와 그 배경을 폭로한 작품이다.
작품은 7부로 구성되며, 1부는 혁명 이후의 정치·사회 흐름과 숙청 과정을, 이후 부는 수용소 생활과 재판·형사 체계 등을 서술한다.

●Synobsis
우리가 상상조차 못 했던 군도의 세계
『수용소군도』는 솔제니찐 자신이 직접 등장하는 동시에 200명이 넘는 죄수들의 이야기, 기억, 편지를 담은 놀라운 기록문학이다. 소련에서 자행된 체포와 고문, 왜곡된 재판, 부당한 처형을 고발한 이 작품은 전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되어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하루에 한 권씩 독파해 나가더라도 거의 1주일이 걸리는 대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책장에 장식품으로 놓일 만한 책은 아니다. 이것은 〈수용소군도〉라는 세계로 우리를 부르는 초대장이다. 영화나 문학 작품을 통해서, 우리에게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수용소의 세계. 솔제니찐은 수용소를 밖에서 관찰한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 있었던 사람으로서, 우리를 직접 그 세계로 안내한다.
체포부터 석방까지 솔제니찐은 11년의 세월을 수용소와 유형지에서 보냈다. 그는 장교 복무 중에 붙잡혀 체포와 신문 과정에서 비교적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 또 물리와 수학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덕분에, 나중에는 암에 걸렸다는 사실 때문에 수용소 및 유형지에서 다른 죄수들보다 편한(?) 생활을 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는 살아남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다른 죄수들의 기억과 이야기를 그러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 솔제니찐의 말처럼 〈이 역사와 진실의 전모를 한 사람의 글로 밝히기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지만, 〈어쨌든 바닷물은 한 모금만 마셔도 그 맛을 알게 마련인 것이다〉.
1권부터 차례대로 전권을 독파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과연 수용도군도의 세계가 어떤 곳인지 빨리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제3부를 먼저 읽는 것도 권할 만하다. 두 권에 걸친 제3부는 『수용소군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하나의 속임수와 편법이 모여 거대한 속임수를 이루고 그것이 군도를 떠받치고 있다는 내용의 제5장 〈군도의 기반〉, 수용소 내에서 여성과 미성년자 죄수들의 삶이 어땠는지 보여주는 제8장 〈수용소의 여자들〉과 제17장 〈연소자들〉 등 놀라운 내용이 가득하다.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소비에트 정권이 수용소 내에서 정치범들을 통제 및 억압하는 데 일반 형사범들(강도 강간 등의 죄로 들어온 사람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일반 형사범들은 당국의 묵인 아래 정치범들의 모든 소지품을 빼앗고, 신체를 유린하고, 노동력까지 착취하면서도 특별대우를 받았고 일종의 중간 관리자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그들이 〈반혁명 분자들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거장으로 알려진 소련 작가들이나 인권 옹호와 평화운동 활동으로 저명한 서구 지식인들에 대한 솔제니찐의 적나라한 평가도 이 책의 흥미로운 볼거리들 중 하나다. 이들은 사상 최악의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는 소비에트 수용소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을 지켰다.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Александр Исаевич Солженицын, 1918–2008)
소련·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역사가로, “러시아의 양심”이라 불릴 정도로 전체주의 체제를 비판한 대표적 반체제 작가다. 그의 삶과 작품은 스탈린 체제 속 강제수용소(굴라크)와 인간의 존엄, 러시아 전통과 민족 정체성 문제를 동시에 다룬다.생애 개요1918년 소련 카프카스 산맥의 키슬로보츠크에서 태어났고, 홀어머니와 빈곤한 환경 속에서 자라 로스토프대에서 수학·물리를 공부하고 모스크바대 문학 과정을 병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군 포병 장교로 참전했으나, 1945년 스탈린을 폄하하는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8년 가까이 강제수용소와 유형지에서 생활했다.
문학 활동과 정치적 갈등
1962년 소련 문학지 《노비 미르》에 중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발표해, 스탈린 시대 강제노동수용소의 현실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드러낸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암병동》, 《1914년 8월》, 대작 《수용소 군도》 등을 통해 소련 체제의 폭력을 고발했고, 197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나, 소련 정부의 반발로 해외 추방·은거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상과 평가서구식 자유주의보다는 러시아 전통과 러시아 정교회·보수적 가치를 강조하며, 물질주의와 소련식 전체주의를 함께 비판하는 독특한 보수적·기독교적 애국주의를 주장했다.1994년 러시아로 돌아온 뒤에도 옐친 체제를 비판하며, “러시아의 양심”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권력과 사회 전반을 끊임없이 성찰하는 지식인으로 평가받다가, 2008년 모스크바에서 89세로 별세했다.한 줄로 정리하면, 솔제니친은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체주의를 문학과 역사로 고발하고, 러시아 정체성과 도덕적 가치를 끊임없이 성찰한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상징적 인물이다.
026.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수용소군도에 나오는 고려인 강제이주의 역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