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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헌의 음악단상 2] 1st. mov. 클래식, 태초의 언어

김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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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abile, 칸타빌레라 부르는 이 용어는 ‘노래하듯이’란 의미의 이탈리아어이다.

Cantabile, 칸타빌레라 부르는 이 용어는 ‘노래하듯이’란 의미의 이탈리아어이며, 현재는 음악 용어로 더욱 유명하다. 해당 용어가 사용된 유명 일본 클래식 드라마가 과거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생각난다. 유사한 의미로, ‘노래하다’란 의미의 이탈리아어 Cantare 칸타레에서 파생된 Cantata 칸타타도 있다. 보통 ‘악기곡’을 의미하는 Sonata 소나타의 반대 장르인 ‘성악곡’의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에게 사뭇 익숙한 이 단어들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클래식 음악의 시작도 노래였기 때문이다. 아니, 조금 더 과거로 올라가자면 언어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것이 좋겠다. 
 

많은 나라의 언어들은 제각기 고유한 특징을 지니지만, 한가지 특징을 꼽자면, 나름의 운율이 있다는 것이다. [음의 강약(强弱)·장단(長短)·고저(高低), 또는 동음(同音)이나 유음(類音)의 반복에 의해 만들어 내는 언어의 리듬]. 옥스포드 언어사전에 나타난 운율의 의미이다. 흔히 음악의 특징으로 배웠던 것들-크고 작음, 길고 짧음, 동음/유음으로 나타나는 특유의 리듬과 뉘앙스-은, 사실 언어의 운율에서부터 나타나는 특징들인 셈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의 입장으로 잠시 돌아가 보자. 최초에 하나였던 인류는 곧, 세상 곳곳으로 흩어져 그곳의 환경에 맞춰 적응했을 테다. 곳곳의 인류는 생육하고 번성하며 나름의 생활 방식을 만들었고, 언어 역시 이러한 흐름 안에서 생겨났으리라. 지구 곳곳의 7천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언어는 이렇게 탄생했고, 각 언어를 특징짓는 고유한 운율은, 그 자체로 고유한 음악이 되었다. 이렇듯 언어와 음악은 태생부터 한 몸이었다.

언어가 독특한 규칙을 갖듯이, 음악도 규칙이 있다. 이는 음표, 쉼표, 리듬, 음높이, 셈여림으로 표현된다.

언어에 대해 조금 더 파보자. 언어는 그 언어만의 독특한 규칙을 갖는다. ‘너’, ‘빵’, ‘먹다’, 3가지의 단어만으로도 이미 여러 가지 조합의 문장들이 떠오르지 않는가. ‘너 빵 먹었니?’, ‘너 빵 먹을래?’ ‘너 빵 먹었어?!’, ‘너 빵 먹었구나’, ‘너 빵 먹고 싶어?’ 등등. 음악도 이와 마찬가지다. 다양한 단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여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언어라면, 음악에서의 단어는 곧 소리가 된다. 반대로, 우리가 모든 단어를 하나로 연결하여 말하지 않듯이, 음악에서도 음과 음 사이 쉬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제 자연스럽게 매칭되지 않는가. 언어에서의 단어는 Note 음표, 음표가 아닌 쉬어가는 모든 부분은 Rest 쉼표가 된다. 8, 4, 2분음표, 점을 붙이는 붙점음표 등은, 곧 언어의 장단(長短)을 구분하는 음악의 Rhythm 리듬이 되고, 언어의 고저(高低)는 높은음/낮은음자리표로 대표되는 음자리표를 통해 음악의 음높이 Pithch 로 위/아래 대폭 확장된다. 언어에서의 강약(强弱)은, 곧 음악에서 쓰이는 Piano 피아노, Forte 포르테, Accent 악센트 등의 다양한 셈여림들이 될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자연스레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럼 세상의 모든 언어가 지닌 고유한 특징은 음악에서 어떻게 표현될까. 지금까지의 설명은 음악과 언어의 유사점을 보여주는 데에서 마무리된다. 당연히 음악에도 다양한 언어 개수만큼의 다양한 음악들이 있을 테고, 이는 고유한 음악적 특징들로 표현될 것이다. 음악은 이를 Melody 선율, Harmony 화성, 그리고 Form 형식이라는 3가지 수단으로 구현한다. 이것들만으로 별도의 칼럼들을 구성할 만큼 자세한 이야기가 될 테니, 다음번 내용에서 자세히 다루려 한다.
 

‘노래는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입 모아 이야기하곤 한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좋아하는 노래 중 ‘노래는 추억들을 부르지, 아랑곳없이’ 란 가사가 떠오른다. 맞는 말이다. 어떠한 음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그 음악을 듣던 그 시절로 ‘아랑곳없이’ 돌아간다. 이는 태초의 언어와 뿌리를 같이하는 음악의 특징이자, AI로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인류가 이후로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본능의 영역임을 다시 한번 체감하며, 이번 글을 맺는다. 

김의헌 작곡가 

클래식 음악 작곡가, 음악콘텐츠 제작하는 데이나이트뮤직그룹 운영자

김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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