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KAN 인터뷰] “아무리 힘들어도 꽃은 핀다” — 김백기 행위예술가, 발자국 위에 새긴 예술의 꿈

지난 6월 2일, 서울 송파구 엠아트센터에서 열린 ‘서울월드아트페어페스티벌’ 개막식 공연에서 행위예술가 김백기는 ‘발자취60 '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머리 위로 물감을 붓고, 바닥에 흘러내린 물감을 밟으며 꽃을 그리고, 숨가쁘게 달리는 그의 퍼포먼스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안에는 예술가로서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백기는 1985년부터 홍대 앞 거리에서 활동을 시작한 한국 실험예술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2002년부터 ‘한국실험예술제’를 창립하고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700회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KoPAS(한국실험예술정신)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협업해왔다. 최근에는 고향인 곡성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자연과 지역 문화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자신의 예술 여정을 “발자국”으로 표현했다. 인터뷰에서 김백기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 예순이 됐습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좋은 일도 많았고 슬픈 일도 많았죠. 이 퍼포먼스는 그런 시간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그는 이번 포퍼먼스의 의미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엔 꽃을 피우자. 이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함께 전시한 모든 예술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예술가의 삶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것”이라 표현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을 끝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나 봐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 삶을 바꿔가야죠.”

김백기의 퍼포먼스는 단순한 예술 행위를 넘어, 삶의 고백이자 동시대 예술가들을 위한 헌사였다. 그는 이번 작품을 “모든 선생님들, 모든 예술가들을 위한 헌사 같은 것”이라 표현하며, 예술이란 결국 함께 걷는 발자국의 연대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