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술 개인전 《ICON: The Chair Series》 – 인간 존재와 욕망의 구조를 그리다
서울 종로구 삼세영갤러리에서 6월 23일 개막해 7월 31일까지 이어지는 권영술 개인전 《ICON: The Chair Series》는 인간 존재와 욕망, 기억과 시간의 구조를 탐구하는 작가의 오랜 연작 ‘의자(The Chair)’를 중심으로 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권영술이 지난 수십 년간 구축해온 독창적인 회화 세계의 현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로, 관객에게 삶과 존재를 새롭게 사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권영술의 작품은 일상의 기억과 경험을 상징적 서정으로 전환하며, 의자라는 형상을 통해 도시와 음악, 건축과 풍경, 인간의 흔적과 감정을 유기적으로 중첩시킨다. 그의 화면 속 의자는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삶이 잠시 머무는 자리이자 욕망과 기억이 축적되는 심리적 공간이며, 인간 존재를 상징하는 구조적 장치로 기능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고정되어 있다고 믿었던 세계가 사실은 끊임없이 변형되고 재구성되는 과정 속에 있음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점과 선의 반복을 기반으로 한 화면 구성이다. 수많은 점은 모래알처럼 존재하는 인간 군상을 상징하는 동시에 우주의 입자이자 삶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작동한다. 작가는 이 미세한 점들을 반복적으로 축적해 하나의 거대한 서사 구조를 형성한다. 화면 안에는 도시의 건축물과 계단, 악기와 여체, 자연과 유적의 이미지들이 서로 교차하며 꿈과 기억,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권영술은 인간의 욕망을 삶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에너지로 바라본다. 욕망은 하나의 대상에서 완결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대상을 향해 이동하며, 그 과정에서 기억과 감정, 상상과 결핍의 층위가 축적된다. 작가는 이러한 욕망의 구조를 개인적 기억과 상상력의 서사로 전환하여 화면 위에 펼쳐낸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독립된 장면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다층적 세계를 형성한다.
또한 강렬한 원색 배경과 정교한 흑백 드로잉의 대비는 권영술 회화의 중요한 특징이다. 치밀하게 구축된 선과 반복적 패턴은 시간의 축적과 노동의 흔적을 드러내며, 동시대 회화에서 보기 드문 밀도 높은 조형성을 완성한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단순히 이미지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화면 내부를 따라 이동하며 자신의 기억과 욕망을 투영하게 된다.
삼세영갤러리 이현정 큐레이터는 “권영술의 작업은 대중적 시각성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획득한 독보적인 회화 세계를 보여준다”며, 이번 전시가 국내외 컬렉터와 미술계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ICON: The Chair Series》는 하나의 형상 안에 축적된 시간과 욕망, 기억과 세계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삶과 존재의 구조를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전시”라고 덧붙였다.
권영술은 동아대학교 예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부산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 작가다. 이번 전시는 그가 구축해온 독창적 회화 세계의 현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로, 관객에게 삶과 존재의 구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