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하얀색이었다...'조선의 살림 비법' 특별전
조선시대 살림비법이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이 훈민정음 반포 580돌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서울 본관에서 ‘옛한글로 읽는 조선의 살림 비법’ 특별전을 오는 10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여성들의 생활 지혜가 담긴 옛한글 고문헌을 최초로 공개하며, 선조들의 삶과 기록문화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전시의 핵심은 『쥬식방문』과 『규합총셔』다. 『쥬식방문』은 음식과 술, 과자류의 조리법을 상세히 기록한 책으로, 표지에는 “소중하니 잃어버리지 말고 두었다가 보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당시 생활 지식이 얼마나 귀하게 여겨졌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떡볶이 조리법은 오늘날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흰떡에 소고기와 돼지고기, 미나리, 숙주를 넣고 장국에 볶은 뒤 버섯과 계란을 고명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매운 고추장 양념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오늘날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빨간 떡볶이가 사실은 근대 이후 고추장이 대중화되면서 등장한 음식임을 알려준다.

『규합총셔』는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의 형수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가정생활 백과사전이다. 소금을 끓여 머리때를 지우거나, 말린 뱀장어 뼈를 옷장 속에 넣어 좀벌레를 막는 등 생활 속 지혜가 가득하다. 당시 여성들이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실용적 정보가 집약된 책으로, 조선시대 여성들의 생활문화와 기록정신을 잘 보여준다.
국립중앙도서관 현혜원 고문헌과장은 “이번 전시는 선조들의 경험과 지식으로 꾸려진 생활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국내외 많은 관람객이 우리 기록문화의 우수성과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단순히 고문헌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 여성들의 생활문화와 기록정신을 재조명하는 장이 된다. ‘하얀 떡볶이’와 같은 음식의 원형은 시대와 사회적 환경에 따라 음식 문화가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보여주며, 『규합총셔』 속 생활 지혜는 오늘날에도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