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벤트

김인옥 개인전 ‘봄이 들이마신 풍경’ 개최… 자연의 숨결을 한지 위에 담다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수정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갤러리 장(Gallery Chang)에서 김인옥 작가의 개인전 〈봄이 들이마신 풍경(Spring Breathing)〉이 오는 2026년 3월 5일부터 3월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30여 년 넘게 살아오고 작업해 온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와 그 주변 자연을 모티브로 삼아, 생명의 존재와 일상의 사물을 특유의 비례 구도 속에 함축과 생략의 미학으로 풀어낸 자리다. 

김인옥 개인전 포스터

김인옥은 일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에서 출발하지만, 그 결과는 단순한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풀과 나무, 새와 같은 생명의 흔적은 작가의 감각적인 붓질을 통해 환상적이고도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변모한다. 전시 제목처럼 화면은 마치 봄기운을 들이마신 듯 따뜻하고 포근한 정서를 머금고 있으며, 유토피아적 공간 안에서 심리적·정서적 풍경을 조용히 펼쳐 보인다. 

항금리 가는 길, 53x54.5cm, 한지에 채색, 2025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김인옥만의 독자적인 재료 운용과 화법이다. 작가는 물, 종이, 동양화 물감, 접착제 등 제한된 재료만으로도 다양한 색조와 형태, 질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세 겹의 종이인 삼합지 위에 얇고 섬세한 물감을 수차례 쌓아 올리는 전통 기법을 고수하면서도, 스케치를 최소화하고 눈으로 관찰한 대상을 붓만으로 형상화해 젖은 듯 맑고 밀도 높은 화면을 완성한다. 이는 표현주의적 과장을 경계하고 상투적 이미지를 피하려는 작가의 오랜 작업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김인옥, 기다림, 162x130cm, 한지에 채색, 2025

전시작들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오간다. 카메라를 밀고 당기듯 시간을 머금은 풍경은 분명 자연을 바탕으로 하지만, 동시에 대상의 매스만을 남긴 추상으로 읽힌다. 실제로 보도자료에 수록된 작품 이미지 가운데〈항금리 가는 길〉은 연둣빛과 분홍빛이 어우러진 나무 군락을 리듬감 있게 배치해, 실제 풍경이면서도 기억 속 장면처럼 다가오는 김인옥 특유의 시각 언어를 보여준다. 또 〈기다림〉에서는 브로콜리를 연상시키는 나무 형상이 낯설고도 친근한 생명감으로 자리하며, 일상의 사물이 예술적 상상 속에서 새로운 상징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페이지 4~6의 작품 이미지도 이러한 특징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한다. 

김인옥 작가

김인옥은 한국 여성 채색화의 계보 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온 작가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과 미국, 중국 베이징 등지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최근에는 뉴욕, 필리핀, 홍콩 등 국제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고, 대한민국미술대전을 포함한 여러 미술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주요 작품은 KB금융, 삼성화재, 홍익대 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이번 개인전 〈봄이 들이마신 풍경〉은 김인옥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자연 관찰과 채색화의 깊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시대에, 작가는 한지 위에 여러 번 스며든 색과 결을 통해 계절의 호흡과 시간의 밀도를 천천히 환기한다. 봄의 밝은 기운을 닮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풍경들은, 자연을 본다는 일이 곧 삶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임을 조용히 일깨운다. 

 

전시 정보
전시명: 김인옥 개인전 〈봄이 들이마신 풍경(Spring Breathing)〉

  • 기간: 2026년 3월 5일(목) ~ 3월 25일(수)
  • 장소: 갤러리 장(Gallery Chang),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7길 46 오크우드프리미어 B2-8
  • 관람료: 무료
  • 운영: 평일 11:30~18:00 / 토요일 12:00~17:00(예약제), 휴게시간 13:00~14:00
임만택 전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