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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46】 발렌타인

시인 김선호 기자
입력

발렌타인

김선호

 

  비혼주의 화상 놓고 장광설을 펼치나니

 

  애틋이 사랑하면서 결혼하면 안 좋겠나 집이네 교육비네 이유가 여럿 있드만 그기 다 핑계인 기라 지레 겁을 먹은 기라 돈 많고 집도 있고 시쳇말로 빵빵해도 결혼이 금지된 때가 그 옛날에 있었니라 황제의 허락 없이는 꿈도 꾸지 못했니라 한창 젊은 연인들이 얼마나 애가 탔겠나 보다 못한 어느 성인이 결혼식을 집전하고 그 죄로 처형됐으니 발렌타인 주교니라 순교한 날짜가 바로 214일 아니드나 연인들이 서로 만나 그날을 기념하면서 오늘날 발렌타인데이가 생겨났다 그라데 사랑을 고백할 때 초콜릿을 주고받는데 교묘한 상술이 빚은 농간이라고 하드만 일본 어느 제과업체는 대박이 났다 하데 그나저나 이제 와선 씰데없는 소린 기라 젊을 때야 초콜릿이 가슴을 울렸지마는 요즘은 홀자식들이 속울음을 돋우니라

 

  때맞춰 발렌타인 까면 그런대로 근사하겠제?

발렌타인데이 사진(사진출처-kor.pngtree.com)
발렌타인데이 사진(사진출처-kor.pngtree.com)

3세기경 로마제국의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군인들의 결혼을 금지했다. 가족을 그리워하다 탈영할 개연성을 차단하는 조처였다. 넓은 영토를 지켜야 할 국경이 가정으로부터 멀었고, 이로 인해 파생될 문제들을 방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엄한 금지령도 젊은 혈기는 막을 수 없었나 보다. 몰래 아이까지 키우다가 전역하여 결혼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이를 측은히 여긴 발렌타인 주교가 군인들의 결혼식을 집전했고, 결국 발각되어 처형당했으니 그날이 214일이다. 이후 젊은 연인들이 이를 기리기 시작하여 오늘날 발렌타인데이가 생겼다고 전한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유래설이 존재한다.

 

포틴데이도 성행한다. 114일 다이어리데이를 시작으로 2월 발렌타인데이, 314일은 화이트데이, 414일은 블랙데이, 514일은 로즈데이, 614일은 키스데이 등등 12월까지 14일이면 무슨 무슨 이름이 붙는다. 언제 어떻게 유래했는지는 모르겠으되 그날의 주인공은 모두 젊은 연인들이다.

 

인구감소가 심각한 농어촌을 살린다며 농어촌기본소득시범사업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선정된 시군 주민은 매월 15만원씩 받는다. 시작하자마자 인구가 증가했다며 효과를 운운하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풍선효과다. 발렌타인데이든 화이트데이든, 젊은 연인들이 많이 결혼하고 출산으로까지 이어지면 정말 좋겠다.

김선호  시인,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  

김선호 시인

조선일보 신춘문예(1996)에 당선하여 시조를 쓰고 있다시조를 알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에 빠져 판소리도 공부하는 중이다직장에서 <우리 문화 사랑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으밀아밀』 『자유를 인수분해하다』등 다섯 권의 시조집을 냈다.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충청북도 지역 문화예술 분야를 맡고 있다.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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