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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헌 조태정 두 번째 개인전 《金剛, 다시 걷는 길》

임만택 전문 기자
입력
금강산을 따라 다시 걷는 수행의 여정, 전통 민화에 내면의 사유를 담다

아헌 조태정의 두 번째 개인전 《金剛, 다시 걷는 길》이 오는 2026년 3월 18일부터 3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금강산도를 중심으로 작가가 지나온 삶의 시간과 앞으로 걸어갈 예술의 길을 함께 담아낸 자리로, 전통 민화의 정신 위에 작가만의 사유와 결을 덧입힌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포스터 / 갤러리은 제공

이번 개인전의 핵심은 ‘금강’과 ‘다시 걷는 길’이다. 조태정 작가는 금강산을 단순한 진경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작가노트에서 그는 “금강은 제게 다시 걷게 하는 길”이라고 밝히며, 금강산 전도를 그리는 과정이 단지 산의 형상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자리를 들여다보는 수행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겹겹이 이어지는 봉우리마다 불심작화(佛心作話)의 마음을 담고, 능선과 바위에는 부처의 형상이 은은하게 스미도록 붓을 얹었다고 밝히고 있다. 

금강산도,119cm × 50cm×10, 순지 ,분채,먹 금분, 2021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가의 내면적 태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자리다. 조태정은 금강산도를 통해 자연 풍경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을 매개로 자신의 삶과 마음을 되돌아보는 사유의 공간을 펼쳐 보인다. 겹겹의 능선과 바위, 깊고 넓게 이어지는 산세는 실제 산수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수행적 시간과 정신적 풍경으로 읽힌다. 

 

조태정 작가의 삶의 이력 또한 이번 전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로, 세 아이의 어머니로, 공직자의 아내로 살아오며 성실과 인내의 시간을 축적해 왔다고 고백한다. 반복되는 일상과 책임 속에서 다져진 삶의 경험은 민화를 다시 시작하게 한 또 하나의 길이 되었고, 이번 전시는 그러한 삶의 결이 예술로 이어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초충도 36cm×60cm, 옻지,분채, 2022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새로운 선언이 아니라 ‘이어짐에 대한 다짐’이라고 표현한다. 전통을 따라 걷되 그 안에 머무르지 않고, 배움을 품되 자신의 결을 지키겠다는 태도가 작품 전반에 스며 있다. 그래서 《金剛, 다시 걷는 길》은 전통 민화의 형식미를 계승하면서도, 그 안에 작가 자신의 생애와 수행, 정신적 풍경을 중첩시키는 전시로 읽힌다. 

 

대표작으로는 〈금강산도〉, 〈태평성시도〉, 〈초충도〉, 〈화병도〉, 〈서수도 1〉 등이 있다. 이들 작품을 주요 출품작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순지와 옻지, 분채, 금분, 석채, 진사 등 전통 재료를 활용해 조태정 특유의 정교하고 단아한 화면을 보여준다. 특히 2021년작 〈금강산도〉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압축한 작품으로, 장엄한 산세와 섬세한 필치 속에 작가의 내면적 서사가 깃들어 있다. 

태평성시도,168cm × 70cm × 8, 순지, 분채, 금분, 2023

또 다른 대표작인 〈태평성시도〉는 전통 회화의 서사성과 공간 구성을 바탕으로 풍요롭고 생동감 있는 삶의 풍경을 풀어낸다. 〈초충도〉는 작고 미세한 생명에 대한 관찰과 애정을 담고 있으며, 〈화병도〉와 〈서수도 1〉에서는 전통 길상화의 문법을 바탕으로 화사함과 기원의 의미를 화면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금강산도에 집중하면서도 조태정이 전통 민화의 다양한 갈래를 얼마나 성실하게 탐구해 왔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수도1, 163cm×53cm, 순지, 분채, 금분, 석채, 진사,2025

조태정 작가는 이미 여러 공모전과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작가약력에 따르면 그는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 한국전통민화협회 추천작가 및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회의장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충북미술대전 최우수상, 예총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2025년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개인전 〈태평성대〉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화병도, 60cm×36cm, 옻지 ,분채,2025

작가약력

 

갤러리은 측은 이번 전시에 대해 “금강산을 통해 삶의 여정과 내면의 사유를 풀어낸 조태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라며, “전통 민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선과 결을 담아낸 작품을 통해 고요하지만 단단한 울림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아헌 조태정 두 번째 개인전 《金剛, 다시 걷는 길》은 2026년 3월 18일부터 23일까지 갤러리은에서 열리며, 갤러리은은 인사동길에 위치해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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