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흥행세 이을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3일(금)로 개막 30일째, 어느덧 60일 대장정의 반환점을 돈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2일(목) 기준 누적 관람객 17만 명을 넘어서며 지칠 줄 모르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 이틀 반나절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5만 고지, 10만 고지, 15만 고지 모두 직전 2023 비엔날레보다 닷새 이상 빠르게 넘어서며 역대급 흥행을 예감케 하고 있다. 특히 최소 일주일에서 최장 열흘까지 이어지는 한가위 황금연휴는 이번 비엔날레 흥행에 더할 나위 없는 특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외 공예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비엔날레로 청주는 세계 공예 리더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모두 입증했다”라며 “이 시대 ‘공예’가 인류의 내일을 위해 어떤 책무감으로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할지 ‘세상 짓기’라는 주제는 물론 주제를 웅변하기 위한 작가와 작품 선정, 큐레이션 등 모든 장치를 통해 영리하고도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무엇보다 개막 즈음에 집중돼 있던 종전의 학술프로그램 운영방식과 달리 개막주간부터 2주 간격으로 10월 중순까지 국제공예워크숍을 배치해 꾸준히 세계의 공예작가들과 관람객의 만남을 주선하고, 관련 분야 학도들에게 달라지는 공예의 흐름을 접하게 만들며, 비엔날레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는 점 또한 국내 유일 세계공예도시 다운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와 장점들 덕분에 충주한림디자인고등학교를 시작으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 도예학과 및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국민대 도예과, 부산대 미술학과, 공주대 주얼리금속디자인학과 등 관련 학과들의 방문이 연일 이어졌고 경기문화재단을 비롯해 서울, 경기, 충청, 전라도와 경상도까지 전국의 문화재단들의 선진 사례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중국 우한시는 물론 폴란드 브로츠와프시, 불가리아 기자단 등 한국을 방문한 해외 인사들 역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를 통해 K-공예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범석 청주시장, 이하 조직위)는 “역대 최장기간인 60일 동안, 역대 최다 많은 72개국이 참여해 역대급 규모로 펼쳐지고 있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역대급 호응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이번 한가위 연휴를 비롯해 남은 30일의 ‘세상 짓기’ 역시 함께해주시길 청한다”라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남은 30일의 흥행세를 이을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 이 데자뷔 ‘어쩔수가없다’_ 박찬욱의 영화 ‘어쩔수가없다’한 장면 같은 작품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작품이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있다. 다름 아닌 본전시장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첫 작품 프란체스코 시메티의 ‘열광(Frenzy)’이다. 열대우림 같은 자연과 각종 중장비가 한데 뒤섞인,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 작품은 어른아이 막론하고 도무지 인증사진을 찍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하며 이번 비엔날레의 포토존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 9월 24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본 사람이라면 묘하게 기시감이 느껴진다고. 전혀 다른 국적에 전혀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만든 전혀 다른 작품. 프란체스코 시메티 작가도 박찬욱 감독도 전혀 몰랐을 테지만 이 데자뷔 ‘어쩔수가없다!’. 궁금하다면 어쩔 수 없이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영화 ‘어쩔수가없다’ 모두를 관람할 수밖에.
◆ 세상의 모든 번뇌가 사라지다 _ 명상의 성지가 된 성파선예전 ‘안선당’
복잡하고 고단한 일상, 이곳에서라면 세상의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명명백백’해진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방문으로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오른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성파선예전’은 어느새 명상의 성지가 됐다. 편안하게 참선하는 곳이라 하여 <안선당(安禪堂)>이라 이름 지은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뜻 그대로 잠시 속세의 무거운 신발을 벗고 들어가 가만히 앉아 휴식과 명상을 할 수 있게 조성된 전시장은, 수행의 길을 걷는 스님들은 물론 종교를 불문하고 마음의 고요를 찾고자 하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단연 인기다. 설원처럼 펼쳐진 100미터 한지 아래 우주의 단면을 닮은 작품 ‘별들의 향연’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오롯이 나를 마주하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남은 30일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아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 AI보다 도슨트! _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흥행 일등 공신 도슨트
역대 가장 많은 72개국 1,300여 명 작가의 2,500여 점에 달하는 작품. 그 모든 정보를 탑재한 슈퍼컴퓨터들이 있다. 바로 역대급 규모의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안내하는 12인의 도슨트들이다. 청주시한국공예관과 조직위, 서원대학교가 협력해 진행한 ‘시민도슨트 양성과정’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비엔날레 개막일부터 매일 30분 단위로 운영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최일선에서 국내외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워낙 작품 수가 많고 그에 관한 자료 역시 방대한 까닭에 여전히 쉬는 시간마다 스크립트를 복습하고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며 수험생 못지않은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출발 시간 맞춰 대기하는 관람객들과 1시간 넘게 진행되는 도슨트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귀 기울이는 관람객들이 있어 오히려 신이 난다는 도슨트들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공예의 세계,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AI보다 도슨트다.

◆ 케데헌이 놓친 K-컬처의 성지, 문화제조창에서 만나는 청주공예비엔날레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들의 성지순례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케데헌은 놓쳤지만 이미 K-컬처의 성지가 된 곳이 있다. 바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주전시장 ‘문화제조창’이다. 본관과 동부창고, 첨단문화산업단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등 4개 섹션에 12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문화집적공간인 ‘문화제조창’은 194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연간 백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이었다. 버려졌던 근대 산업유산에서 세계적인 공예전시행사를 진행하는 문화공간으로, 드라마틱한 반전 스토리를 간직한 ‘문화제조창’은 BTS를 비롯한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들의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덕혜옹주와 친절한 금자씨, 서울의 봄 등 굵직한 영화의 무대로 사랑받아왔다. 그 결과 2023년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문화매력 로컬100에 선정됐고, 이듬해인 2024년에는 전국의 로컬100 가운데 1등 문화매력 ‘지역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개막 이후 청주를 찾은 국내외 정부인사는 물론 공예전문가, 전시 기획자, 관람객 모두 공통으로 감탄과 찬사를 보내는 대상 역시 ‘문화제조창’이다. 남은 30일, 케데헌이 놓친 K-컬처의 성지 ‘문화제조창’으로, 공예성지순례 어떨까.
반환점을 돌아 후반전에 돌입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일까지 문화제조창 및 청주시 일원에서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 내내 정상 운영하며, 추석 당일에만 오후 2시에 개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