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우리는 도시를 보는가, 도시를 통해 우리를 보는가
도시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과 그 안에 축적된 정보의 풍경을 탐구하는 김영구 작가의 개인전 ‘CITY-SEEING’이 8월 26일부터 9월 18일까지 인천 갤러리파이 영종에서 열린다.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건물 사이를 지나지만, 수많은 간판과 광고, 뉴스와 이미지가 쉼 없이 눈앞을 스쳐 가는 오늘의 도시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이번 전시는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현대인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김영구의 작품 속 도시에는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건물과 창문, 도로가 화면을 빈틈없이 채운다. 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거대한 도시 풍경으로 보이지만,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 수많은 개별 건축물과 이미지가 촘촘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도시 위로는 현실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열기구가 떠다닌다. 화면을 압도하는 거대한 열기구부터 도시 곳곳을 유영하는 수십 개의 작은 열기구까지, 자유롭게 부유하는 존재들은 지상에 단단히 고정된 건축물과 대비되며 독특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회색빛 도시를 가로지르는 다채로운 색채의 열기구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자유를 향한 상상으로도 읽힌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신문지를 접어 만든 종이비행기가 도시 위를 날아다닌다. 신문에 인쇄된 기사와 활자는 종이비행기의 몸체가 되고, 현대인이 끊임없이 접하고 소비하는 정보는 도시를 이동하는 시각적 이미지로 변한다. 작가는 뉴스와 광고,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정보 역시 현대 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재료로 바라본다.

전시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지점은 자연과 도시의 관계다. 김영구는 도시를 단순히 풍경의 배경으로 표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도시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자연물처럼 다룬다. 암석과 섬의 윤곽 안을 빌딩 이미지로 채운 작품은 멀리서 보면 바위나 산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는 인간이 만든 건축물과 도시의 구조가 끝없이 이어진다.

관람객이 작품과 맺는 물리적 거리에 따라 이미지의 정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자연처럼 보이던 형상은 도시로 전환되고, 도시의 풍경은 다시 거대한 자연의 일부처럼 다가온다. 이러한 시각적 변화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한 방향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거리를 조절하며 여러 차례 관찰할 것을 요구한다.

김영구가 오랫동안 그려온 바다와 하늘, 꽃과 정물도 같은 맥락에서 이어진다. 화면 대부분을 푸른 하늘이 차지하고 건축물이 아래쪽에 작게 자리 잡은 풍경이나, 바다를 배경으로 꽃과 오브제가 놓인 작품은 밀도 높은 도시 연작과 서로 다른 인상을 준다. 그러나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는 하나로 연결된다.

‘CITY-SEEING’이라는 전시 제목에는 도시를 바라보는 행위와 도시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이중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 김영구의 작품 앞에서 도시를 보는 일과 그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일은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하나의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도시를 보는가, 도시를 통해 우리를 보는가.”

김영구 작가는 198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90년 같은 대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지금까지 25회의 개인전과 1,200여 회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문화재단, 킨텍스, 양평군립미술관, 오산시립미술관, 보령아트뱅크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 개요
- 전시명: 김영구 개인전 ‘CITY-SEEING’
- 전시 기간: 2026년 8월 26일~9월 18일
- 휴관일: 매주 월·화요일
- 관람 시간: 오후 1시 30분~6시 30분
- 입장 마감: 오후 6시
- 전시 장소: 갤러리파이 영종
-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큰말로 69, 3층
KANN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kanlimmtaik/224398088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