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22 ] 장미 꽃다발 _ 월전 장우성

이 작품은 월전 장우성 화백의 꽃다발이다. 분홍과 붉은 장미 두 송이 그리고 붉은 꽃봉오리 그리고 꽃잎이 이쁘게 포장된 '장미 꽃다발'을 그린 그림이다. 누군가에게 줄 선물로 꾸려진 꽃다발의 아래쪽엔 붉은 장미 가시가 왠지 사랑스럽고 아름답지만 그 본질은 까칠하다는 것을 들어내고 있는 듯하다.
이 그림을 그린 월전 장우성 화백은 남농 허건 화백과 함께 현대 한국화의 길을 제시하며, 평생에 걸친 치열한 모색의 흔적과 수묵채색화 특유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화가이다. 이들은 실제 경치와 대상에 대한 사생(寫生)을 통해 과거 문인화에 없던 사실성을 강화했고, 불균일하고 분방한 선과 먹을 통해 표현해냄으로써 현대성과 한국성이 어우러진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월전 장우성 화백은 1950~60년대부터 화조화를 중심으로 문인화의 요소들을 접목시키며, 자연스러운 먹의 점, 선, 면과 그 퍼짐을 적절히 이용해 사실성과 표현성이 조화를 이룬 화면을 완성했다. 그는 1960년대부터 강한 시사성을 내포한 화조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1970년대 말 이후 더욱 본격화하여 작품상에서 의미적인 측면과 지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월전 장우성 화백은 장미 화가라고 할 만큼 장미 그림을 많이 그렸다. 장미를 그리시는 기법이 다른 화가들과는 다르게 장미 잎이나 꽃의 테두리를 그리지 않고 바로 색칠을 하듯 그림을 그리는 몰골법을 사용했다. 몰골법은 윤곽선 없이 색채나 수묵으로 형태를 그리는 화법이고, 구륵법은 윤곽선을 그린 뒤 그 안에 색을 치하는 화법이다.
이 그림, '장미 꽃다발'은 함축과 비움의 묘미가 듬뿍 울어나는 작품으로 군더더기 없이 장미 꽃다발만이 강조되되록 배경 없이 간결하게 표현한 그림이다. 몰골법의 수묵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1980년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흰 여백에 장미, 줄기 그리고 꽃다발 하단의 장미 줄기와 가시가 선명한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