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 이야기 1] 에드가 드가의 "압생트'"

이 작품은 '압생트' 또는 '카페에서'라는 제목의 에드가 드가의 작품으로 카페(선술 집)에서 나란히 앉아 당시 가난한 작가나 화가들에게 각광 받든 값싼 독한 술이었던 압생트를 마시는 한 여성과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 남자를 묘사한 그림이다. 이들은 서로에 무관해 보이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지도 않다. 이들의 표정을 보면 무기력하고 외로워 보인다. 우측의 모자를 쓴 남자는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음울하게 고개를 숙이고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반면, 세련된 드레스와 모자로 좀 더 격식을 갖춘 차림을 한 여자는 공허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녀 앞 테이블 위에는 압생트가 가득 담긴 유리잔이 놓여 있다.
그림의 여성 모델은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 '페르 라튀유에서'와 '자두 브랜드'에도 등장하는 여배우 엘런 앙드레이며, 남자 모델은 화가이자 에칭가인 마르슬링 데부탱이다. 이 그림이 처음 대중에 공개되었을 때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추악하고 역겹다고 혹평했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을 본 엘런 앙드레는 작품 속 왜곡된 자신의 얼굴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신과 데부탱이 바보처럼 보인다고 했다고 한다.
드가는 이 작품 '압생트'에서 섬세하고 정교한 선과 색채를 사용하여 카페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인상주의가 주류가 되기 전에 그려진 이 그림에서 드가는 인상주의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그림을 그렸고, 동시에 그 당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드가의 관심을 반영하였다.
인상주의가 주류가 되면서 이 그림은 드가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었다. 드가는 차갑고 어두운 색조를 사용하여 카페의 내부 분위기와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였고, 눈에 띄는 조명 효과를 사용하여 인물과 배경 사이의 대조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인상주의의 주요 기법이 되었다.
또한 등장인물이 화면의 중앙에 있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상의 장면을 엿보게 하는 효과를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구성은 '순간 포착'의 효과를 느끼게 하는데 드가는 이 기법을 자주 사용했다. 그림의 남녀 두 등장인물이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으며 고립된 모습으로 표현된 것은 드가가 당시 사회의 고독과 소외감을 반영한 것이다.
그림의 배경인 이 카페, '카페 드 라 누벨 아테나'는 당시 많은 예술가들과 작가들이 모이던 장소였고 카페는 당시 19세기 파리의 사회 작용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드가는 이 카페를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묘사하며 표면적인 사교적 환경 아래 숨겨져 있는 외로움과 절망을 드러내고 있다.
코리아아트뉴스가 오늘부터 새로운 시선을 담은 예술 칼럼을 선보입니다.
**이용범 칼럼니스트(Thomas Y.B. Lee)**가 연재하는 《토마스의 그림이야기》는 기술과 예술, 철학과 감성이 어우러진 그림 속의 풍경과 메시지를 깊이 있게 풀어내는 시리즈입니다.
과학기술과 예술 현장을 넘나들며 활동해온 이용범 칼럼니스트는, 이번 연재를 통해 작품의 안과 밖을 잇는 통찰력 있는 해석을 독자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그의 첫 번째 이야기는 _드가의 압생트_를 통해 고독한 도시인의 시선과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조명합니다.
일상의 풍경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면,
《토마스의 그림이야기》
오늘 그 첫 장이 열립니다.
이용범 칼럼니스트
전자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과학기술 기반의 기업가이자 예술·문화 융합 전문가
학문과 기술
- 경북대 전자공학 박사, 카이스트 MBA, 옥스퍼드 경영 수학 수료
- 원자력연구원 로봇기술실장
- 원격수술 로봇 등 첨단 의료·영상기술 개발
산업·기업 활동
- ㈜후후, ㈜뉴트론, ㈜V3i 등 다수 기업의 CEO 겸 연구소장
- 3D 영화 및 입체영상 콘텐츠 제작
- 창업투자사 및 산업협의회 활동
문화·예술 활동
- '도자기전쟁' 등 3D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
- 아르테뉴텍 갤러리 대표 / 미술 및 예술 플랫폼 운영
- 다양한 대학교 겸임교수 및 자문역 활동
사회 활동
- 정부기관 자문위원 (산자부, 정통부 등)
- 신문사 기자 및 부회장 / NGO협회 수석부총재
- 청소년 교육, 백신 피해자 기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