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흔적을 색으로 붙잡다...윤여선 개인전

윤여선 작가의 개인전 ‘잔존하는 감각 Residual Sensation’ 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예술공간 수애뇨339에서 오는 7월 1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존재의 흔적과 찰나의 감각을 회화적 언어로 붙잡아 온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페인팅 중심의 개인전이다.
윤 작가는 그동안 철판, LED 등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넘나들며 삶의 본질과 존재의 감각을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축적해 온 수행적 장면들을 다시 회화의 화면 위로 불러낸다. 특히 작가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APEIRO’, 즉 무한한 생성과 존재의 장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그 하위 단계에 해당하는 감각의 층위를 시각 이미지로 구현했다.
전시의 중심에는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사이에 남는 시간의 흔적이 놓여 있다. 작가는 바다와 파도, 빛과 바람, 공기의 결처럼 붙잡을 수 없는 순간들을 화면에 쌓아 올리며 ‘살아 있음’의 감각을 탐색한다. 작품 속 이미지는 특정 풍경의 재현이라기보다 삶을 견디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사라지는 내면의 풍경에 가깝다.

이번 신작에는 작가가 최근 미국 서부에 거주하며 체감한 빛과 색의 경험도 깊게 반영됐다. 강렬한 햇빛 아래 더욱 선명해지는 색의 대비, 습도를 머금은 공기의 질감은 화면에 독특한 밀도와 온도를 부여한다. 윤 작가에게 색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라 존재의 상태이자 내면의 온도를 드러내는 감각적 매개다.
작가는 이를 ‘감각의 박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본래 붙잡을 수 없는 비물질적 순간임을 알면서도, 그 순간의 온도와 밀도를 기억하려는 갈망이 화면 위에 시간의 흔적으로 축적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이미지의 파편과 비물질적 빛의 잔상이 캔버스 위에 안착하는 과정은 사라지는 감각을 보존하려는 조용한 수행처럼 읽힌다.
윤여선 작가는 “이번 전시가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의 너머에서, 작품 속 박제된 시선들이 다시 감각의 조각으로 살아나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조용하지만 선명한 진동으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학고재 아트센터 개인전 이후 가나아트 LA, 해든뮤지움 등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동국제강 럭스틸 협업 전시, 2024년 별마당 열린아트 입상 선정 등으로 작업의 외연을 넓혀왔으며, 현재 시사매거진에서 ‘윤여선의 스케치플레이’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전시의 아티스트 리셉션은 7월 3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문의는 예술공간 수애뇨339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