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3 ] 에두아르 마네 - 카르멘


카르멘은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로 메리메가 184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촉망받는 군인 돈 호세가 집시 카르멘을 만나 인생이 망가지자 카르멘을 살해하고 자신도 파멸을 맞는다는 줄거리이다. 작중에서 카르멘은 팜 파탈의 극치를 보여준다. 팜 파탈의 원래 의미는 '좋든 싫든 파멸적인 운명을 살게 되는 여자',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상대 남자가 파멸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여자'를 말한다. 탄핵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멸로 빠드린 김건희가 현대판 팜 파탈의 전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카르멘을 주제로 한 명작 그림은 여러 화가들에 의해 그려졌지만, 특히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과 연관된 작품들이 유명하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은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자유로운 집시 여인 카르멘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오페라의 영향을 받아 많은 화가들이 카르멘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그 대표적인 그림이 에두아르 마네가 그린 '발렌시아의 롤라'와 '카르멘으로 분장한 에밀 앙베르의 초상'이다. 정열의 여인 카르멘은 마네의 피를 뜨겁게 했고, 그는 집시 여인에 큰 흥미를 느끼며 극심한 핍박과 전염병에 시달리고, 전쟁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은 유랑 민족, 집시에게 깊은 흥미를 가졌다. 구속을 싫어하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집시의 신비로운 생활과 그들의 독특한 음악, 관능적인 춤에 매료된 것이다.
'발렌시아의 롤라'는 이런 마네의 관심이 반영된 작품이다. 그림의 모델은 스페인 캄프루비 무용단의 무희 롤라 페멜레이다. 그는 황홀하고 열정적인 춤으로 당시 프랑스 관객들을 사로잡은 무용수였다. 그림은 화려한 집시풍의 드레스와 장신구, 부채를 쥔 채 영왕처럼 오만하게 관중을 바라보는 야성미 넘치는 롤라 피멜레를 카르멘으로 그려냈다. 이 그림은 검붉은 보석처럼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롤라 페멜레의 초상화이기도 하다.
또 다른 카르멘과 관련된 마네의 그림은 그가 노년에 제작한 '카르멘으로 분장한 에밀 앙베르의 초상'이다. 에밀 앙베르는 여배우로 네덜란드 왕이 정부로 삼을 정도로 미모가 뛰어난 여인이었다. 그녀는 마네의 그림을 좋아했고, 뛰어난 미모의 여배우로서 영원히 남성을 유혹하고 싶었던 욕망이 있어서 인지는 몰라도 마네에게 카르멘으로 분장한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줄 것을 부탁한다. 당시 노년에 병마에 시달리던 상태에 있었던 마네는 에밀 앙베르의 별장에 머물며 그녀의 초상화에 집중한다.
아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오페라 '카르멘'의 서곡을 지휘하는 장면이다. 이 곡은 파리 음악원 출신의 조르주 비제가 작곡한 오페라 곡이다. 지금은 이 곡이 우리에게 익숙한 명곡이 되었지만 초연 당시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에 익숙했던 관객들에게 담배를 물고 거칠게 행동하는 여주인공 카르멘은 충격을 주었고, 이 오페라는 흥행에 실패한다. 작품에 온 힘을 쏟았던 비제는 오페라의 흥행 실패에 몸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고, 결국 카르멘의 초연 3개월 후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음악과 함께 마네의 카르멘과 관련된 두 작품을 감상한다면 집시 카르멘의 당당함을 조금 더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