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관, 2026 베니스 비엔날레서 ‘연결의 구조’ 제안…주변부 재구성하는 협력 모델 주목
2026 베니스 비엔날레 몽골관이 국가 정체성을 단일한 서사로 제시하는 기존 국가관 문법에서 벗어나, 경계와 흐름, 잔향과 미완의 관계들이 교차하는 장으로 ‘몽골’을 다시 읽어내는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다. 몽골관 전시 《Entanglements: Connectivities Across Borders》는 오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리는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 기간 중 선보일 예정이다.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In Minor Keys》를 주제로 같은 기간 베니스 전역에서 진행된다.

이번 몽골관의 핵심은 전시 개념 자체보다, 그 개념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협력의 구조에 있다. 전시는 몽골 내부의 미술 담론과 작가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축, 그리고 외부의 연결과 실행 구조를 확장하는 축이 병렬이 아니라 상호 침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구조의 중심에는 솔롱고 바트사이한과 서세승 위원장의 협력이 놓여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Blue Sun Contemporary Art Center, The Biennale Foundation of Mongolia, 그리고 한국 측 파트너십이 결합한 형태로 구성되며, 전시는 국가 대표성의 재현보다 관계와 접속이 생성되는 구조 자체를 드러내는 데 방점을 찍는다.

솔롱고 바트사이한은 몽골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작가군을 조직하며 전시의 내적 밀도를 형성하는 역할을 맡고, 서세승 위원장은 한국·몽골·유럽을 잇는 협력 구조를 설계하며 전시가 작동하는 외적 조건을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두 축은 분리된 기능이 아니라 서로를 조정하고 변형시키는 관계로 작동한다. 그 결과 이번 몽골관은 하나의 국가를 설명하는 전시가 아니라, 구조와 관계가 생성되고 다시 조정되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읽힌다.

총괄 큐레이터 우란치멕 출템(Uranchimeg Tsultem)과 공동 큐레이터 토마스 엘러(Thomas Eller)가 제안하는 비선형적 역사 인식 역시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층 선명해진다. 몽골을 단일한 기원이나 고정된 문화적 본질로 환원하지 않고, 다층적 흐름이 교차하는 결절점으로 읽으려는 시도는 큐레이션을 단순한 전시 구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결을 설계하는 행위로 전환시킨다.

참여 작가는 노민 볼드(Nomin Bold), 게렐후 간볼드(Gerelkhuu Ganbold), 투굴두르 욘돈잠츠(Tuguldur Yondonjamts), 도르즈데렘 다바아(Dorjderem Davaa) 등 네 명이다. 이들의 작업은 인간 중심적 질서를 벗어나 물질, 신화, 기억이 얽히는 복합적 생태계를 제안하며, 몽골 내부에서 생성된 감각을 외부 협력 구조와 접속시켜 새로운 의미망을 형성한다. 이 지점에서 협력은 단순한 국제 교류가 아니라 감각과 인식의 배치를 다시 짜는 장치로 기능한다.
전시가 펼쳐지는 베니스라는 장소성 또한 이번 프로젝트를 읽는 중요한 좌표다. 베니스는 오랫동안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차의 공간이자 역사적 연결의 상징으로 기능해 왔다. 이번 몽골관은 그 연결을 낭만화하기보다, 연결이 권력으로 작동했던 순간과 폭력으로 전환됐던 국면까지 함께 호출하며, 오늘날 국경과 문화, 역사와 감각의 관계를 새롭게 묻는다. 이는 비엔날레 전체 주제인 《In Minor Keys》가 거대한 단일 서사보다 미세한 감각, 비주류의 리듬, 관계의 결을 주목하는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솔롱고 바트사이한과 서세승의 협력은 단순한 공동 추진 체계를 넘어, 하나의 큐레토리얼 외교 모델로도 읽힌다. 국가가 아니라 관계가 전시를 구성하고, 대표성이 아니라 접속이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는 비엔날레 시스템 안에서 국가관이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실천적 제안이기도 하다.
몽골관 《Entanglements: Connectivities Across Borders》는 결국 과거를 완결된 서사로 재현하기보다, 잔여와 흔적, 흐름과 단절을 호출하며 연결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전시는 연결을 이미 주어진 상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구성되고 해체되며 다시 만들어지는 구조적 과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번 몽골관은 국가관의 새로운 가능성과 동시대 문화외교의 또 다른 형식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정보
전시명: Entanglements: Connectivities Across Borders
행사명: The 61st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 La Biennale di Venezia
기간: 2026년 5월 9일 ~ 11월 22일
국가관: Mongolia Pavilion
비엔날레 주제: In Minor Ke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