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배우의 권리를 먼저 기록하다… 한국연극배우협회 임대일 이사장, '디지털 DNA' 프로젝트로 미래를 열다
[액터스뷰 | 백에경 기자] 인공지능(AI)이 문화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가운데, 사단법인 한국연극배우협회가 배우의 얼굴과 음성, 표정, 움직임 등 고유한 연기 자산을 보호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디지털 권익 기반을 마련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두 번째 임기를 맡아 협회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임대일 이사장이 있다. 40여 년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는 이제 무대 위의 연기를 넘어 대한민국 연극배우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리더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한국연극배우협회는 KDDC(Korea Digital DNA Center)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배우들의 디지털 DNA 구축과 권익 보호를 위한 협력 체계를 공식화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배우의 얼굴과 음성, 표정, 움직임 등 고유한 창작 자산을 디지털 데이터로 안전하게 기록·관리하고, AI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배우의 권리와 정당한 보상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임대일 이사장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배우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준비라고 강조했다.
"AI 기술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지만 동시에 배우의 권리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 연기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창작 자산입니다".
또한 협회는 AI 시대에도 배우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며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공연예술 환경이 급격히 변화했지만 연극계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배우는 작품만 기다리는 시대가 아닙니다. 스스로 팬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임 이사장은 배우 스스로가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관객과 직접 만나는 노력이 연극계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서 시작된 '디지털 DNA 프로젝트'는 배우의 얼굴과 연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AI 시대에도 배우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영화·드라마·광고·게임·메타버스 등 미래 콘텐츠 산업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협회는 올해 100명의 배우를 우선 선발해 디지털 DNA를 구축하고, 추가 선발을 통해 참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배우의 동의 없는 AI 활용을 방지하고, 콘텐츠 제작 시에는 합당한 계약과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권익 보호 체계를 만들어 갈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배우들의 권리 보호를 넘어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임 이사장은 "배우들이 정당한 계약을 맺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협회는 단순한 친목단체를 넘어 배우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정책을 제안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전문 직능단체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4년 배우로 데뷔한 임 이사장은 연극 120여 편, 영화 100여 편, 드라마 10여 편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 인생을 걸어왔다.
현재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제13·14대 이사장을 비롯해 국립극단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 위원,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 부이사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며 배우 권익 향상과 정책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후배 배우들에게도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
"잘되는 동료를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연기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 다시 빛날 수 있습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성장할 때 한국 연극의 미래도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임 이사장은 K-컬처의 오늘을 만든 수많은 연극배우들의 헌신을 언급하며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평생을 연기에 바친 수많은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극배우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AI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배우의 감정과 숨결, 삶이 담긴 연기는 결코 데이터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한국연극배우협회가 추진하는 '디지털 DNA' 프로젝트는 단순한 디지털 기술 도입이 아니다. 배우의 권리를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지켜내고,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의 출발점이다.
임대일 이사장이 제시한 비전은 오늘의 협회만을 위한 청사진이 아니다. AI와 문화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 배우들이 창작의 주체로 존중받고,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약속이다.
배우의 얼굴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권리를 기록하는 일. 그 첫걸음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가 AI 시대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나아가 한국연극배우협회가 배우의 권익 보호와 미래 콘텐츠 산업을 잇는 든든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