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탐방] 도시의 상흔 위에 피어난 푸른 詩, 김종수 작가 초대전 ‘도시나무’

도시의 소음과 구조물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소나무는, 우리 삶을 말하고 있다.
[청주=코리아아트뉴스 김선호 기자] 7월 16일부터 8월 17일까지 충북 청주 수암골 네오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종수 작가 초대전 ‘도시나무’는 도시의 상흔을 품은 나무들을 통해 현대인의 생존과 위안을 담아내는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인간 내면과 도시의 상흔을 동시에 꿰뚫는 사유의 공간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김종수 작가는 30여 회의 개인전을 통해 한국적 정서와 동양 철학을 결합한 독창적 조형 언어로 자신만의 미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뉴욕아트엑스포, 프랑스 옴플뢰르 국제페스티벌 등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활약했으며, 2023년에는 ‘자랑스러운 우리 고장 성북의 33인’으로 선정되어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했다.

[INTERVIEW] 도시 소나무가 말하다
‘도시나무’ 시리즈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도시를 걷다 보면 상처받은 나무들을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가지가 잘려나가고, 전선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죠. 그런데도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생명력에 경외감이 들었습니다. 그 모습이 꼭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의 바탕이 독특한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시나요?
“돌가루를 반죽해 바탕에 깔고, 그 위에 소나무를 그립니다. 반죽이 마르기 전에 기하학적 문양을 찍어 넣는데, 이는 우주 공간의 기운을 인간의 지식으로 정리하거나 미정리된 상태를 상징합니다.”

작업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고 들었습니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깎아내고 갈고 파내고, 다시 붓질을 반복하죠. 화면에 거칠고 까칠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흠집내기 기법’은 한국적인 정서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도시 소나무와 정원 나무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도시의 소나무는 생존의 상징이라면, 정원 나무는 위안과 평화의 상징입니다. ‘도시 나무 – 정원 나무를 보다’ 같은 작품은 관람객에게 내면의 정원을 가꾸는 시간을 제안합니다.”

평창으로 작업실을 옮기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건강 문제로 서울을 떠나 평창으로 갔습니다. 대상포진과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는데, 자연 속에서 살면서 건강이 회복됐어요. 그 이후로 그림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좌우로 분리된 구성이 많았는데, 지금은 하나의 큰 테두리 안에 담는 방식으로 바뀌었죠. 제 마음의 상태가 반영된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작품 활동은 계속할 겁니다. 동시에 원로 화가들에 대한 지원 정책 마련에도 힘을 보태고 싶어요. 많은 작가들이 작품 보관 공간이 없어 소중한 작업을 폐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전시 정보
- 전시명: 김종수 작가 초대전 ‘도시나무’
- 장소: 충북 청주 수암골 네오아트센터
- 기간: 2025년 7월 16일 ~ 8월 17일
도시의 상흔 위에 피어난 푸른 詩. 김종수 작가의 ‘도시나무’는 단단한 침묵 속에서 현대인의 삶을 말한다. 그림 속 나무와 눈을 맞추는 순간, 당신의 내면에도 푸른 정원이 자라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