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가림막이 미술관으로…명동에 ‘달항아리 거리미술관’ 조성
서울 명동 한복판의 공사장 가림막이 한국의 전통미를 소개하는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도움문화예술기획은 서울 중구 명동2가 공사장 외벽에 러시아 출신 그래픽 예술가 나스타(Anastasia Milyukova)의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이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명동 달항아리 거리미술관’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나스타 작가가 창작한 그래픽 달항아리 작품 19점을 전시용 이미지로 제작해 공사장 외벽을 따라 설치했다. 별도의 입장 절차 없이 명동 거리를 지나는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지난 7월 21일 시작해 오는 8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삭막한 공사장을 열린 문화공간으로
‘명동 달항아리 거리미술관’은 도시의 불편하고 삭막한 공간으로 인식되기 쉬운 공사 현장 가림막을 시민과 여행자가 예술을 만나는 문화공간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상점과 음식점, 관광시설이 밀집해 유동 인구가 많은 명동 거리다. 실제 전시 현장에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동 중 발걸음을 멈추고 달항아리 작품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흰색과 푸른색을 중심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공사장 외벽과 대비를 이루며, 도시의 일상적인 풍경 안에 하나의 전시 공간을 형성한다. 전통적인 백자 달항아리의 둥근 형태 주변에는 꽃과 나뭇잎, 새, 산과 달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배치돼 한국적 정서와 자연의 생명력을 함께 전달한다.
특히 미술관이나 전시장 내부가 아닌 거리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함으로써, 예술 감상의 문턱을 낮추고 일상의 동선 속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러시아 작가가 바라본 한국의 달항아리
나스타 작가는 러시아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뒤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고 달항아리를 자신의 주요 예술 주제로 발전시켜 왔다. 작가는 달항아리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천연염색에서 얻은 색채와 문양, 자연 이미지와 그래픽 디자인을 결합해 독자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하고 있다.

짙은 남색과 푸른색, 흰색을 중심으로 한 화면에는 달항아리와 함께 꽃과 식물, 우주적 이미지가 등장한다. 일부 작품은 달항아리를 달이나 지구, 생명을 품은 그릇처럼 표현하며 한국 도자기의 전통적 조형미를 현대적인 그래픽 예술로 확장한다.
한국의 달항아리를 지속적으로 작업해 온 러시아 작가라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전통문화의 상징을 외국인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달항아리가 국경과 문화적 배경을 넘어 새로운 예술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달항아리&만다라展’에서 거리미술관으로 확장
나스타 작가는 앞서 한국 원로 조각가 이강식 작가와 함께 명동 전진상영성센터 갤러리에서 국제교류전 ‘달항아리&만다라展’을 개최했다. 이번 거리미술관은 실내 전시의 폐막을 앞두고 작품을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장 안에 머물던 작품을 명동 거리로 옮겨,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이 관람객의 일상으로 직접 다가가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야외 전시를 넘어 한국과 러시아의 국제문화교류, 한국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도시 유휴공간 활용이라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공공미술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프로젝트를 기획한 도움문화예술기획 김영부 대표는 “공사장 외벽을 예술로 채우니 명동의 품격이 높아지고,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마련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회 폐막을 앞두고 훌륭한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명동 달항아리 거리미술관’을 구상했다”며 “앞으로도 비어 있는 도시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식 전시 시설이 아닌 공사장 외벽도 기획과 콘텐츠에 따라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루에도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오가는 명동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미적 상징인 달항아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지닌다. 공사장 가림막은 더 이상 도시의 풍경을 가리는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의 아름다움과 평화의 이미지를 전하는 열린 전시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명: 명동 달항아리 거리미술관
기간: 2026년 7월 21일~8월 15일
장소: 서울 중구 명동2가 31-4 공사장 외벽
전시 작품: 그래픽 달항아리 작품 19점
전시 형태: 공공미술 프로젝트·야외 거리미술관
작가: 나스타(Anastasia Milyukova·러시아)
기획: 도움문화예술기획
관람료: 무료
문의: 010-8995-39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