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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의 그림이야기 7 ] 그랜트 우드(폴 리비어의 한밤중의 질주)
미술/음악

[토마스의 그림이야기 7 ] 그랜트 우드(폴 리비어의 한밤중의 질주)

작가 이용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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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비어의 한밤중의 질주, 그랜트 우드, 1931년, 76 x 100cm
폴 리비어의 한밤중의 질주, 그랜트 우드, 1931년, 76 x 100cm

그림에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화가 개인의 취향이나 성품 그리고 철학적 사고에서부터 그 시대를 반영하는 사조나 사회적 분위기, 유행과 트렌드, 심지어 역사적 순간을 보여주기도 한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 미국에는 지역주의 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지역주의 운동은 특정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역 사회의 발전을 추구하는 운동을 말하는데, 역사적, 지리적,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다른 형태로 전개되지만 중앙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나 지역 차별, 소외감 등이 지역주의 운동의 원인이 되었고, 지역 간 경제 발전 격차나 사회문화적 차이로 인해 지역주의 운동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지역주의 운동이 예술계, 특히 미술계에서도 나타나는데 미술계의 미국 지역주의(American Regionalism)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시골과 소도시의 사실적인 풍경을 묘사한 회화, 벽화, 석판화, 삽화를 포함하는 미국의 사실주의 현대미술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운동 내부의 발전 부족으로 1940년대에 종식되었지만, 1930년부터 1935년까지 전성기를 맞았고 대공황 당시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뒤떨어진 미국의 중부지역의 시민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이미지로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미국의 지역주의는 미국 대공황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세 예술가, 그랜트 우드, 토머스 하트 벤튼, 존 스튜어트 커리로 구성된 지역주의 '삼두정치'를 통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했지만 진정한 미국적 예술 형태를 창조하는 데 평생을 보냈다. 그들은 미국 사회의 도시문제와 대공황에 대한 해결책이 미국이 농촌과 농업의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라 믿었다.

이 작품은 그랜트 우드의 '폴 리비어의 한밤중의 질주(The Midnight Ride of Paul Revere)'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1860년 시 '폴 리비어의 기마(Paul Revere's Ride)'에 영감을 받아 그린 것으로 그림에는 폴 리비어가 매사추세츠 주 렉싱턴의 밝은 불빛 아래 높은 고도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롱펠로의 시(詩), "리비어의 기마(Paul Revere's Ride)"는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미국에서 최초로 분리 독립한 주가 된 1860년 12월 20일, 1861년 1월 호 '애틀랜틱(The Atlntic)'에 게재되었으며, 롱펠로는 시의 끝에서 다가오는 "어둠과 위험과 필요의 시간"에 대해 경고하며 연방의 붕괴를 암시하고 "사람들이 깨어나 자정 메시지를 다시 듣게 될 것"이라고 제안하며 지역주의를 부추겼다. 

작가 이용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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