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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작가, 기억의 풍경과 희망의 꽃을 그리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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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시선으로 길어 올린 색의 흐름, 삶의 회복과 긍정의 에너지 담아

김미영 작가는 어린 시절 하늘빛에 물들어가던 산의 기억과 삶의 흐름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감정을 자신만의 회화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다. 업로드된 작가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2025 경기향토작가초대전, 여주미술협회 제28회 정기전, 한국미술협회 여주지부 회원전, 2025·2024 성남아트페어 등에 참여했으며, 제2회 대한민국종합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특선, 크라운해태제과 공예 공모전 입상·은상, 대한민국한지대전 특선·입선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쌓아왔다. 

 

김미영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풍경 재현을 넘어, 기억과 감정이 스며든 내면 풍경의 회화적 번역에 가깝다. 프로필에 실린 작가노트에서 그는 “어린 시절 하늘에 의해 물들어 가던 산들을 내면을 통한 시선으로 기억하며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밝히며, 어려움을 지나 피어난 희망과 행운의 상징을 꽃으로 승화시켜 긍정의 에너지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색의 흐름 속에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청색의 시간’, Oil on Canvas, 72.7×60.6cm, 2025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청색의 시간’은 2025년작 유화로, 푸른빛과 회백색이 겹쳐지는 화면 안에서 산과 바위, 안개가 녹아들 듯 펼쳐진다. 작품은 선명한 윤곽 대신 중첩된 붓질과 번져가는 색면을 통해 차가운 공기와 고요한 시간의 감각을 불러낸다. 이 그림은 단지 산의 형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풍경의 정서와 침잠한 내면의 호흡을 시각화한 장면처럼 읽힌다. 

 Oil on Canvas, 72.7×60.6cm, 2025

또 다른 작품 ‘미로 속 (하나)’는 보다 추상적인 방식으로 감정의 흐름을 드러낸다. 분홍과 백색, 청록과 짙은 색조가 화면 안에서 교차하고 흘러내리며, 도시의 빛 혹은 의식의 층위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제목처럼 이 작품은 단순한 공간의 미로가 아니라 삶과 감정, 관계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심리적 통로를 암시하는 듯하다.  

 Oil on Canvas, 72.7×60.6cm, 2025

김 작가의 ‘절정’은 두터운 마티에르와 꽃의 형상을 결합해 김미영 작가의 또 다른 회화적 결을 보여준다. 흰 꽃이 폭발하듯 피어나는 중심부와 청색 계열의 배경은 생명의 응축된 순간, 혹은 감정이 만개하는 정점을 연상시킨다. 작가노트에서 언급한 “희망과 행운의 상징을 꽃들로 승화”했다는 설명은 이 작품에서 특히 선명하게 드러난다.

김미영 작가

김미영 작가의 작업에서 인상적인 점은 풍경과 꽃, 추상의 경계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 자연의 이미지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은 곧 감정의 층위와 시간의 흔적으로 전환된다. 산은 기억의 배경이 되고, 꽃은 삶을 견디고 피어난 희망의 상징이 되며, 색의 흐름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는다. 이처럼 그의 화면은 외부 풍경과 내면 풍경이 교차하는 감성의 장으로 작동한다. 이는 작가노트의 문제의식과 각 작품 이미지가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김미영 작가는 화려한 재현보다 색의 호흡과 붓질의 결, 그리고 화면에 남겨진 감정의 잔향을 더 중시하는 작가로 보인다. 그가 그려내는 회화는 삶의 굴곡을 지나온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며,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를 환기한다. 기억과 희망, 상처와 회복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그의 작업은 동시대 회화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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