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성 초대전 ― 세계일보 창간 37주년 기념 세계미술전

세계일보 창간 37주년을 기념하는 세계미술전이 오는 2월 4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초대작가전 형식으로 마련되며, 주인공은 초현실적 서사와 감각적인 색채로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 온 서양화가 황제성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기념전의 성격을 넘어, 한국 현대회화가 축적해 온 상상력과 서사성을 다시 환기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황제성의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한 화면 안에서 중첩되는 구조를 지니며 관람객을 일상의 질서 바깥으로 이끈다. 세계일보는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회화가 열어 놓은 또 하나의 세계, 즉 다차원의 풍경을 제안한다.

황제성의 회화 세계
황제성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동심’이다. 그는 이를 단순한 유년의 향수나 감상적 회귀로 다루지 않고, 어른이 된 이후 자각하게 되는 상실의 감각과 그 속에서 다시 호출되는 내면의 순수성을 서사로 엮어낸다. 그의 작품은 흔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불리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람자에게 잊고 지냈던 감각을 되살려 준다.

작가는 초기에는 생명의 순환과 윤회사상 등 동양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작업했으나, 약 15년 전부터 현실 세계와 맞닿아 있는 다차원의 서사를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책과 영화, 빈티지 오브제 등 유년기의 기억을 구성했던 이미지들이 화면 곳곳에 배치되며, 섬세한 묘사와 치밀한 구성 속에서 하나의 서사적 우주를 형성한다.

황제성의 회화는 한 화면 안에 다층적인 요소들을 집결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서로 다른 시간대와 공간에서 차용된 이미지들은 충돌하지 않고 조율된 리듬 속에서 공존한다. 이는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구성력과 서사 감각의 결과이며, 그의 작품이 단순한 시각적 화려함을 넘어 ‘읽히는 회화’로 기능하는 이유다.

황제성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36회와 개인 부스전 40여 회, 국내외 단체전 900여 회에 참여하며 한국 현대회화의 한 축을 형성해 왔다.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한국미술작가 대상 등 주요 미술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공인받았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후보 자격을 갖춘 인물로서, 제도권과 창작 현장을 모두 경험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제도적 역할보다는 철저히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회화의 힘에 집중한다.
세계일보 창간 37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황제성의 경력을 총결산하는 자리라기보다, 여전히 확장 중인 그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재진행형의 장면이다. 잃어버린 동심을 다시 꺼내 보게 하는 황제성의 회화는 오늘의 관람객에게 순수와 상상력, 그리고 예술이 던지는 질문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다
